스포츠카에서 SUV·세단으로… 고급차의 변신은 '무죄'

  • 등록 2016-07-07 오전 6:00:00

    수정 2016-07-07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고급차의 변신은 무죄’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대형 세단 신형 파나메라(1억7280만~2억4530만원)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동시에 국내 계약 접수를 시작했다. 하루 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는 4인승 쿠페 GTC4루쏘(4억원대 중반~)를 국내 출시했다.

100년 가까이 스포츠카로 명성을 이어 온 이들 브랜드에게 신차는 좀 더 대중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다. 신형 파나메라는 2009년 데뷔한 포르쉐의 첫 세단 파나메라의 2세대 신모델, GTC4루쏘 역시 페라리가 2011년 처음 선보인 4인승 모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최고급 세단 브랜드가 SUV를 스포츠카 브랜드가 세단 모델을 내놓거나 고급 자동차 브랜드가 가격대를 낮춘 고성능 소형차를 선보이는 모습이 잦아지고 있다.

포르쉐의 대형 세단 파나메라 2세대 신모델. 포르쉐코리아 제공
페라리의 4인승(2도어) 그란투리스모 GTC4 루쏘. FMK 제공
英 벤틀리 伊 람보르기니 등 잇따라 첫 SUV 선보여

고급·슈퍼카 브랜드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단연 SUV다. 당장 연내 재규어와 벤틀리, 마세라티 3개 고급 세단 브랜드가 첫 SUV를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에 출시한다.

영국 재규어는 이달 중 ‘F-페이스(PACE)’(7260만~1억640만원)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F-페이스는 세단과 스포츠카에 집중해 온 재규어가 81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SUV다. 뒤이어 영국 초호화 세단 브랜드 벤틀리도 연내 첫 SUV ‘벤테이가’(3억4000만원 전후) 국내 데뷔를 예고하고 있다.

이탈리아 세단·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도 100년 역사상 최초의 SUV ‘르반떼’(1억1000만~1억4600만원)를 오는 11월께 국내 출시키로 하고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이뿐 아니다. 페라리와 함께 이탈리아 정통 스포츠카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첫 SUV ‘우루스’의 2018년 출시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영국 초고가 세단 롤스로이스도 같은 해 출시를 목표로 첫 SUV ‘컬리넌’을 개발 중이다. 롤스로이스는 올 5월 첫 컨버터블 ‘던’(4억4900만원~)을 국내 출시하기도 했다.

재규어의 첫 SUV F-페이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벤틀리의 첫 SUV 벤테이가. 벤틀리모터스코리아 제공
중국 등 신시장 겨냥해 앞다퉈 소형·대중화 모색

이들이 오랜 브랜드의 전통을 깨고 변신을 시도하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거대 신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를 중시해 온 이들 브랜드도 바뀐 시장 상황에 적응하는 게 불가피했다.

고급 브랜드의 변화는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다. 수치가 이를 말해 준다.

기존 마니아층의 우려에도 2002년 첫 SUV ‘카이엔’을 출시한 포르쉐는 카이엔의 히트에 이어 2008년 첫 세단 파나메라부터 2013년 좀 더 작은 SUV ‘마칸’까지 연이어 성공시키며 연 3만대 수준이던 글로벌 판매를 13년 만인 지난해 22만5000여대로 7배 이상 키웠다. 이중 18만여대는 비 스포츠카 모델 3종이다.

람보르기니도 2018년 첫 SUV 우루스의 연 판매목표를 3000대로 잡았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가 3000대에 못 미쳤다는 걸 고려하면 우루스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크다는 걸 의미한다.

포르쉐의 두 번째 SUV 마칸. 포르쉐코리아 제공
마세라티의 첫 SUV 르반떼. FMK 제공
문턱 낮춘 獨 고성능차… 고급화 노리는 韓·美·日

독일 고급 자동차 브랜드 ‘3인방’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도 고성능 모델의 진입 장벽을 계속 낮추고 있다. 벤츠는 지난 2013년 준중형급 A클래스 출시를 시작으로 A·B·GLA·CLA 등 소형 라인업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이들 모델의 고성능 버전 AMG 모델도 차례로 내놨다.

아우디도 지난해 초 준중형 A3의 고성능 버전인 S3를 내놨고 BMW는 올 초 출시한 M2 쿠페를 비롯해 일찌감치 소형 라인업인 1~2시리즈·X1 등에 고성능 버전인 M 모델을 추가해 왔다.

이들이 소형차 라인업을 늘리는 것은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좀 더 젊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평생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이 담겼다.

이 같은 변화가 자칫 오랜 기간 쌓아 온 브랜드의 전통과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칫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들의 변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한편 고급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미국과 일본, 한국 브랜드는 이 같은 변화 속에 최고급 세단과 고성능 스포츠카를 앞세워 기존 고급 브랜드에 계속 도전장을 내민다.

미국 포드의 고급 브랜드 링컨은 2002년 단종한 대형 세단 ‘콘티넨탈’을 부활시켰다. 올 하반기 중 국내 출시한다. 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 역시 대형 세단 신모델 CT6를 올 하반기 국내 출시키로 하고 지난 5월부터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일본 도요타도 렉서스 스포츠 쿠페 콘셉트카 LF-LC를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렉서스는 올 6월 부산모터쇼에서도 로드스터 콘셉트카 LF-C2를 선보인 바 있다. 인피니티도 올 3월 미래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한 콘셉트카 Q80 인스퍼레이션을 선보였다.

후발 주자인 현대차도 지난해 고성능 하위 브랜드 N과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연이어 발표하고 올해 대형 세단 G90(국내명 EQ900)과 G80(DH제네시스 부분변경)을 내놨다. 2020년까지는 SUV를 포함해 5개 라인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링컨 컨티넨탈. 포르코리아 제공
캐딜락 CT6. GM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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