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지피클럽', 골드만삭스 750억 베팅 이끌어낸 비결은?

중국에 타사 브랜드 화장품 유통하며 노하우 축적
2016년 사드 위기 당시 온라인·모바일 위주로 마케팅 펼쳐 영향 최소화
'꿀광마스크' 인기로 올해 연매출 6000억원 목표
"내년까지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 공략에도 나설 것"
  • 등록 2018-11-05 오전 5:30:00

    수정 2018-11-05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글로벌 투자회사 골드만삭스가 최근 한 한국기업에 꽂혔다. 골드만삭스는 국내에서 이름조차 생소한 이 기업에 무려 750억원을 투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기업의 가치를 지난 2016년 투자한 카버코리아의 두 배 수준인 1조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회사는 바로 화장품 브랜드 ‘제이엠솔루션(JM Solution)’을 운영 중인 지피클럽이다.

지피클럽은 설립한 지 15년 된 회사이지만, 화장품 사업은 자체 브랜드로 이제 겨우 3년차다. 심지어 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가 있던 시기에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존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도 된서리를 맞던 시기다.

제이엠솔루션의 ‘꿀광마스크’는 지난해 열린 ‘상하이국제화장품박람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사진=지피클럽)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무기

지난 2003년 설립된 지피클럽은 처음부터 화장품 회사는 아니었다. 국내에 비디오게임을 유통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에서 만든 유럽 브랜드 의류를 국내에 파는 종합 유통업체에 가까웠다.

화장품과 연을 맺은 건 2014년 ‘더샘’ 등 국산 화장품의 중국 유통을 맡으면서부터다. 2015년에는 화장품 브랜드 ‘강블리’를 출시했다. 강블리는 마트나 편집매장 입점용 브랜드로,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특징이다.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전개한 것은 2016년부터다. 그해 4월 제이엠아이앤씨를 설립하고, 하반기에 제이엠솔루션을 출시했다. 2016년 4분기부터 시작된 사드 후폭풍에 국내 굴지의 화장품 업체들이 줄 타격을 입었지만, 제이엠솔루션은 영향권을 비켜갔다.

당시 중국에서 잘 나가던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위주로 사업을 전개했다. 이 때문에 사드 조치 이후 반품이나 진열 배제 등 악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제이엠솔루션은 온라인과 모바일 커머스 위주로 상품을 유통했다. 모바일에 익숙한 중국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들은 한국산 화장품(K뷰티)에 대한 신뢰가 높았고, 그 영향으로 제이엠솔루션은 사드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특히 제이엠솔루션은 온라인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왕홍(罔紅·온라인 유명인사) 마케팅을 전개했다. 또 당시 이미 100종 이상의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지속적인 판매가 가능했다.

신생 브랜드가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중국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웅 지피클럽 대표는 타사 브랜드 화장품을 유통하던 시절부터 중국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온라인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퀀텀 점프’ 계기 돼 준 ‘꿀광마스크’

단순히 마케팅을 잘한 것만으론 골드만삭스의 투자까지 유치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피클럽 성장과 투자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지난해 5월 출시한 ‘꿀광 로얄 프로폴리스 마스크’(이하 꿀광 마스크)다.

꿀광 마스크 개발을 위해 제이엠솔루션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업체들과 오랜 기간 사용감과 성분에 대한 연구를 했다. 꿀을 소재로 한 마스크팩이 그동안 많았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차별화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지피클럽이 콘셉트로 잡은 것은 ‘광채’와 ‘기능성’, ‘수분’이었다.

꿀광 마스크는 지난해 열린 ‘상하이국제화장품박람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화장품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통상 10%만 되도 성공적이라는 재 구매율이 20%에 달할 정도다.

현재까지 제이엠솔루션의 마스크팩 제품은 도합 7억장이 넘게 팔렸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 마스크팩 1억600만장이 팔렸고, 같은 기간 꿀광 마스크만 4000만장이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꿀광 마스크의 인기에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자 그 밖의 제품들도 판매가 덩달아 늘었다. 올해 출시한 선케어(자외선 차단) 제품이 대표적으로, 1800만개가 넘게 팔렸다

이에 힘입어 실적 역시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과거 타 브랜드 유통사업을 할 당시 매출은 연간 300억원 수준이었다. 제이엠솔루션 출시 이후엔 제이엠솔루션 만으로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78억원이었다.

올해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만 29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매출 3배를 웃도는 수치로, 지피클럽은 이렇듯 가파른 상승세에 올해 총 목표 매출액을 6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제이엠솔루션 ‘꿀광 로열 프로폴리스 마스크’ (사진=지피클럽)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면세점을 비롯한 국내 유통업계 러브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엔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에 입점했다. 올해 11월부턴 TV와 온라인 광고를 시작하고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등 헬스앤뷰티(H&B) 매장 입점을 확대한다. 내년 TV 홈쇼핑 진출까지 계획대로 진행되면 웬만한 유통망은 모두 뚫게 된다.

현재 지피클럽은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코스닥 상장 계획이 이번 골드만삭스의 투자로 급물살을 탔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내년 3월에 심사를 청구해 6월 상장할 계획이다.

손문호 지피클럽 최고운영책임자(COO·본부장)는 “일단 당면한 과제인 국내 사업 확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일본과 미국, 유럽 등 해외 공략을 준비할 것”이라며 “모든 화장품 회사가 지향하는 토털 브랜드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지피클럽은 유통회사로 출발했기 때문에 유통 부문에 있어서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향후 브랜드 그룹이나 유통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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