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 시즌2'돌입

추진주체 있는 정비사업장 전수조사 15일 시작
오는 11월말까지 조사해 사업 진로결정 유도
소규모 개발 중심 전환에 사업성 악화 우려
  • 등록 2014-09-18 오전 7:00:00

    수정 2014-09-18 오전 7:00:00

△서울시가 민선6기 들어 ‘뉴타운 출구전략 시즌2’로 전환해 추진 주체가 있는 정비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서울시가 소규모 정비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시행하기로 한 한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재선 석달째를 맞아 ‘뉴타운 출구전략 시즌2’격인 뉴타운·재개발 수습 방안 마련에 본격 나섰다. 추진 주체가 있는 정비사업장에 대한 실태 전수조사에 돌입한 것이다. 지난 임기 때 사업 추진 주체가 없어 비교적 조사와 해제가 쉬웠던 구역에 중점을 두고 출구전략을 추진해온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 때문에 민선 6기 들어 과거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으로 대변되는 뉴타운 정책에 대한 ‘색깔 지우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기존 뉴타운·재개발을 대체할 소규모 개발 중심의 도시재생 정책에 대한 브랜드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본지 8월 1일자 27면 ‘박원순, 오·이色 뺀다’ 기사 참조>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5일부터 추진위원회나 조합 등 추진 주체가 있는 서울지역 343개 정비사업장에 대한 실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각 자치구와 공동으로 오는 11월 말까지 진행되며 서울시 공무원 50명이 동원됐다.

시는 추진 주체가 없는 구역의 경우 주민투표를 통해 토지등소유자 30%가 찬성하면 사업 해제를 결정할 수 있지만, 추진 주체가 있으면 찬·반 투표를 할 수 없어 향후 진로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추진 주체가 있는 구역은 주민 스스로 해산동의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해제된 곳이 20여곳에 불과하다.

시는 이들 구역의 정비사업 지체 원인을 △부동산 경기 침체 △현금청산자 증가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에 따른 사업성 악화 등 크게 3가지로 진단했다. 이 때문에 주민 갈등이 심화되고 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 진척이 안된 상황에서 인건비와 관리비 등 사용비용이 계속 늘어나 주민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구역 내 환경 및 현황, 찬·반 주민 갈등, 사업 정체 여부 및 원인, 시공사 동향, 자금관련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합원의 갈등을 풀 수 있는 ‘코디네이터’를 각 구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코디네이터는 정비사업 관련 설계·시공·감정평가·행정·회계 등 전문가 100명으로 풀을 구성, 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 단계에 있는 구역에 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조사를 통해 사업 정체구역을 유형별로 분류해 분석한 후 세부계획을 수립, 구역 해제를 포함한 신속한 진로 결정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 등 집행부의 전문성 부족으로 사업 장기 지연 가능성이 크고 자체 해결이 불가능한 구역은 공공이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각 자치구와 합동으로 구역별 사업 정체 원인을 분석해 맞춤형 해결 방안을 찾고 사업 정상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울시의 행보가 기존 뉴타운·재개발 사업을 폐기하고, 소규모 개발 방식의 도시재생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시각도 있다. 시가 강북권에서 추진 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개발 방식은 사업성이 떨어지는데다,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연한을 10년 단축하며 관련 규제를 풀고 있는 현 상황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재생이라는 정책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소규모 저층 단지로 개발해서는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이기보다는 구역 해제 쪽으로 출구전략이 진행되고 있어 해제 구역들이 향후 급속히 슬럼화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주체가 있는 343개 정비구역의 진행 단계별 현황.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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