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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5월 1일 기준 그룹 고위직 중 44명이 헝다 계열 투자회사인 헝다차이푸의 투자상품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 6명이 이달 7일까지 투자상품 12건에 대해 조기 상환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헝다그룹이 대규모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회사 내부 상황에 정통한 고위직들이 자기 돈을 먼저 챙긴 셈이다. 더구나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만기 도래 후에도 투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이어 “헝다차이푸는 이미 발표한 상환 방안을 엄격히 집행해야 한다. 공평·공정히 하고 차별하면 안 된다”면서 “헝다차이푸의 중간급 이상 직원들은 반드시 자리를 지키고 고객 서비스 업무를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투자금을 조기 상환받은 고위직의 이름이나 투자상품명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헝다차이푸 총경리(사장)인 두량과 그 가족 명의의 투자액 990만위안(약 18억원)이 조기 상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헝다가 이번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헝다그룹이 ‘중국판 리먼브라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로이터는 이날 “헝다그룹은 중국의 무절제한 차입과 건설의 시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헝다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자금조달 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