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접은 LG생명과학

신약개발 단기성과 못내자
타사 제품 생산·판매 대행
  • 등록 2012-02-09 오전 10:10:00

    수정 2012-02-09 오전 11:20:45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09일자 1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LG생명과학(068870)이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구개발 활동을 가장 열심히 하는 제약사로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다른 업체의 제품을 대신 생산하거나 판매해주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단기간에 연구개발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최근 한국화이자와 제네릭(복제약) 사업에 대한 공동투자 및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화이자는 제네릭 브랜드인 '화이자 바이탈스'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제네릭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LG생명과학이 최근 준공한 오송 공장을 이용해 제네릭을 생산하면 화이자가 국내시장에 판매하는 협력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총 1400억원을 들여 준공한 오송공장을 다국적제약사의 제네릭 생산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자존심이 상하는'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LG생명과학 측은 "화이자와 협력, 다양한 분야의 제네릭을 발매할 계획이며, 제네릭의 해외시장 수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제네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SD(Speed-Dynamic)'라는 제네릭 개발팀을 구성하고 제네릭 분야를 본격적으로 두드렸지만 주목한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화이자의 제네릭 생산 대행을 시작으로 제네릭 시장에 재도전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LG생명과학의 달라진 모습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LG생명과학은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개발한 자체개발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이 회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 2005년 29.5%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9.3%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제약사 중 가장 높은 투자비율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연구개발 활동이 즉각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2003년 자체개발신약 '팩티브'가 국산신약 최초로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지만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010년 국내 청구실적은 17억원에 불과하다. 2010년 미국 길리어드사가 진행중이던 'GS 9450'의 C형간염 효능에 대한 임상시험이 중단되는 불운을 맛보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의 신약과 개량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을 개발중이지만 최근 두각을 나타낼만한 굵직한 신약 성과물도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빠른 시일내에 신약 성과를 내놓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 수익원 확보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LG생명과학의 지휘봉을 잡은 정일재 사장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정일재 사장은 의약품 전문가가 아닌 LG 경영관리팀·브랜드관리팀장, LG텔레콤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비즈니스 전략가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녹십자와 업무 협약을 맺은 이후 녹십자와 일반의약품 판매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녹십자가 개발한 천연물신약 '신바로'의 판매도 같이 진행키로 했다. 지난해 한독약품과도 공동영업을 진행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강점이 있는 분야는 지속적으로 두드리되, 취약점 보강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LG생명과학의 새로운 색깔을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신약개발 성과가 빨리 날 수 없는 시장 특성을 고려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LG생명과학, 화이자와 복제약 사업 협력(상보) ☞LG생명과학, 화이자와 복제약 사업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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