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맛보기]문재인 vs 반기문…차기대선 시나리오별 승자는?

문재인 vs 반기문 일대일 양자구도…2007년 대선 재판?
87년 대선 이후 첫 4자구도 형성…보수분열에 野 유리
문재인 vs 반(反)문재인연합 양자구도…개헌 고리 정계개편
문재인·안철수 분열 vs 반기문…野 ‘대선 낙승한 적 없다’
  • 등록 2017-01-21 오후 12:16:15

    수정 2017-01-21 오후 12:16:15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차기 대선이 정말 초읽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3월초에 확정되면 5월초에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열립니다. 날짜를 계산해보면 불과 100여일 정도가 남아있을 뿐입니다. 만일 헌재의 탄핵심판이 정치권 일각의 관측대로 2월 중순에 마무리되면 대선은 4월 중순에 열립니다. 이른바 ‘봄날대선’이 현실화되면 여야 차기주자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고작 80여일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은 어떤 구도로 치러질까요? 그동안 문재인 대세론, 반기문 독자신당설, 권력분점과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반기문·안철수 역단일화론, 제3지대 빅텐트론 등 온갖 시나리오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여야의 일대일 구도가 기본입니다. 87년 대선 당시 이른바 ‘1노3김(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4자구도만이 예외였습니다. 이후 대선은 예외없이 여야 또는 보수·진보의 일대일 양자구도였습니다. 물론 정주영(92년 대선) 이인제(97년 대선) 정몽준(2002년 대선) 이회창·문국현(2007년 대선) 등 제3의 후보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근간은 일대일 구도였습니다. 20012년 대선 당시 보수 박근혜 vs 진보 문재인 구도는 그 정점입니다. 문재인과 반기문을 양대 축으로 해서 차기 대선 시나리오와 유력 승자를 전망해봤습니다.

◇‘대세론 활활’ 문재인 vs ‘상처투성이’ 반기문 일대일 구도

우선 일대일 양자구도를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지지율로만 본다면 문재인 vs 반기문 맞대결이 유력합니다. 두 사람은 이미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지지율 조사에서 1,2위를 달리며 사실상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의 경우 20대 총선 당시 안철수의 추격과 촛불정국에서 이재명의 등장에 위기를 겪었지만 최근 차기 지지율 30%에 육박하는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이재명, 안희정이 남은 기간 동안 문재인을 넘어서는 건 어렵습니다. 한때 문재인을 눌렀던 차기 지지율 1위 박원순은 이미 조기 탈락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여권 전체가 쑥대밭이 됐지만 여전히 2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보수진영의 유일한 구원투수로 떠올랐습니다. 김무성, 오세훈 등이 이미 대선불출마를 선언했고 유승민, 남경필 역시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문재인 vs 반기문의 맞대결은 어떻게 결론날까요? 현재로서는 문재인의 승리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문재인은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은 거의 확정적입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의 60% 이상이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야권의 또다른 차기주자인 안철수는 텃밭인 호남에서마저 문재인에게 밀리면서 대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압도적 지지와 안철수의 낙마에 따라 야권단일후보가 되면 문재인은 말그대로 대세가 됩니다. 반면 반기문은 상처투성이 상태로 대선 링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12일 귀국 이후 반기문이 보여준 모습은 대선지형을 뒤흔드는 태풍이 아니었습니다. “이게 뭐지”라는 당혹스러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검증의 문제는 여전합니다. 또 이명박·박근혜의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것도 악재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반기문이 보수진영의 후보가 된다 한들 상황은 쉽지 않습니다. 문재인 vs 반기문 일대일 구도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vs 정동영 구도의 재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은 문재인의 낙승입니다.

◇여야 모두 분열…문재인·반기문·안철수·황교안 4자구도

차기 대선이 4자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새누리당 vs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거대 양당구도가 지난해 20대 총선과 대통령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라는 4당 체제로 쪼개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민주당·국민의당은 물론 새누리당·바른정당 역시 분당 과정에서 발생한 감정의 앙금을 고려할 때 4개 정당 모두 독자적인 대선후보를 낼 것으로 여겨집니다. 물론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저마다 4자 필승론을 내세우면서 완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87년 대선 1노3김 구도의 재판으로 문재인(민주당) 황교안(새누리당) 안철수(국민의당) 반기문(바른정당)이 나설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유력 대선주자로 전무하다는 점에서 황교안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을 위협하면서 남경필과 유승민을 앞서고 있습니다. 선출직인 대통령과 임명직인 총리의 지지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한국갤럽의 1월 3주차(17∼19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황교안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무려 긍정평가 38%(부정평가 48%)였습니다. 반기문 역시 설 이후 기성정당을 선택한다고 할 때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보다는 바른정당이 최종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재인·반기문·안철수·황교안 4자 구도에서는 누가 가장 유리할까요? 역시 문재인입니다. 이명박정부 레임덕 분위기에서 치러진 2012년 대선에서 보수는 박근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천신만고 끝에 겨우 정권을 잡았습니다. 현 정부 임기말은 참여정부 또는 이명박정부 말기와 비교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구나 반기문 vs 황교안이라는 보수의 분열구도는 더 큰 악재입니다. 진보진영은 보수정권 10년의 피로감 탓에 정권교체를 실현시켜줄 확실한 차기주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여러 면에서 안철수보다는 문재인이 우위에 서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4자구도는 또다른 문제를 잉태합니다. 이른바 소수파 대통령입니다. 87년 대선 이후 양김 분열 속에서 당선된 노태우는 집권 이후 ‘물태우’로 불릴 정도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여소야대 지형 속에서 정치 9단으로 불린 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3김의 동의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역시 대선에서 승리한다 해도 민주당 의석수가 과반이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집권 이후 정치적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타도 문재인’…문재인 vs 反문재인 단일후보 양자구도

차기 대선은 여야 또는 보수진보라는 기존 이분법 구도와는 전혀 다른 현상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전제는 두 가지입니다.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보수의 재집권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실제 보수의 구원투수로 불린 반기문의 경우 귀국 이후 낙제점을 받으면서 대선을 완주하지 못하고 낙마할 가능성마저 제기됩니다. 만일 반기문마저 몰락하면 보수는 이번 대선을 사실상 포기해야 합니다. 이 경우 보수진영이 중도적인 야권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문재인 vs 비(非)문재인·반(反)문재인 단일후보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문재인 빼고 다 모여라’는 외침이 현실화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민주당 내부에서 일부 차기주자들이 경선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반(反)문재인을 기치로 제3지대로 이탈할 경우 반(反)문재인 연합전선의 파워는 더욱 배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反)문재인 연합전선은 문재인 포위전략입니다. 대선 막판 문재인이 현재의 대세론을 유지하면서 1위를 달린다고 가정한다면 문재인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이 합종연횡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만일 반기문, 안철수 모두 독자적인 승리가 어렵다는 점이 확실시될 경우 선택해볼 수 있는 방안입니다. 물론 이질적인 조합이 가져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보다는 지지층의 반발이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방지와 권력분점을 목표로 하는 개헌론이 힘을 얻을 경우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인 대립적 갈등구조를 넘어 협치와 연정을 전면에 내세우고 지역구도 극복과 동서화합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있습니다.

◇문재인·안철수 분열 속 완주 vs 보수총결집 반기문…반기문 승리

역대 대선에서 현 야권(진보진영)은 단 한 번도 손쉬운 승리를 거둔 적이 없습니다. 97년 김대중이나 2002년 노무현의 경우 “하늘이 도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적적인 승리입니다. 특히 김대중은 DJP연대(김대중+김종필)와 이인제의 독자출마가 없었다면 집권은 불가능했습니다. 노무현 역시 초강력 대세론을 유지했던 이회창을 꺾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정몽준과의 후보단일화를 통해서 대선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승리의 공식은 간단합니다. 보수의 분열 속에서 진보가 뭉칠 때에만 어렵게라도 대선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현 여권(보수진영)은 역대 대선에서 단 한 번도 참패를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대선에서 승리할 때는 압승이나 낙승, 패배할 때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vs 정동영의 대결 때 표 차이는 무려 530만표가 넘었습니다. 이회창이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패했을 때는 각각 39만여표, 57만여표 차이로 김대중과 노무현과 패했습니다. 아무리 보수가 몰락했어도 보수우위의 한국사회 지형을 고려할 때 수백만표에 이르는 패배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보수의 실낱같은 희망은 야권분열입니다. 20대 총선 당시에는 야권분열에 따른 어부지리를 전혀 누리지 못했지만 대선은 다릅니다. 소선구제라는 승자독식 구조의 특성상 총선 때 보수진영의 사표는 대선이 되면 오롯이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야권은 정치세력 연대나 후보단일화 없이 승리를 거둔 적이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문재인, 안철수의 단일화 없는 대선 완주는 현실입니다.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보수가 정권재창출을 기치로 총결집해 반기문을 단일후보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2012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보수는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시나리오들이 적지 않습니다. 반기문의 대선 낙마를 전제로 하는 문재인 vs 안철수의 일대일 양자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또 반기문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보수진영이 반기문 대체재 찾기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아울러 여야 관계없이 2002년 대선 때처럼 제2의 노무현이 등장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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