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상장, `사모펀드 새로운 장 열린다`

성공적 공모청약..`인기 실감`
저금리 시대 마감 `자금조달 원천 확보 차원`
IPO 잇따를 듯
  • 등록 2007-06-22 오후 1:46:29

    수정 2007-06-22 오후 1:46:29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뉴욕 증시에 대어(大魚)가 나타났다"

월가의 관심이 온통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 그룹의 상장에 쏠려 있다. 대형 사모펀드 가운데 기업공개(IPO)의 테이프를 처음으로 끊는 기업이라는 것부터 눈길을 끈다. 최근 사모펀드 과세기준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높은 공모가에 성공적으로 공모청약을 마침에 따라 앞으로 주가행보나 업계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블랙스톤의 상장추진을 숨죽여 지켜보던 다른 사모펀드들도 슬슬 기업공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칼라일에 이어 KKR까지 상장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사모펀드가 증시내에서 하나의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스톤, 뜨거운 인기 실감

   스티븐 슈워즈먼 블랙스톤 CEO
블랙스톤이 IPO를 위해 청약물량 입찰을 받은 결과 공모가는 31달러로 결정됐다. 이는 공모예정가 범위였던 29~31달러의 최고가격에서 결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블랙스톤은 이번 공모를 통해 1억33330만주를 발행, 41억3000만달러를 조달하게 되며 시가총액은 336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공모청약 열기는 상당히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워치는 이번 IPO에 참여한 관계자 두명을 인용, 공모물량의 6~7배가 몰렸다고 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IPO 전문인 모닝노츠닷컴의 벤 홈스에 따르면 10배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IPO부띠크닷컴의 스콧 스위트 이사는 "미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중동, 유럽 지역에서 블랙스톤의 공모물량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고 말했다.

블랙스톤의 IPO 규모는 미국 증시를 통털어 5년만에 최대다. 이번 IPO로 블랙스톤의 공동설립자인 스티븐 슈워즈먼과 피터피터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는 각각 77억달러, 14억달러가 된다.

블랙스톤 주식은 22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올초 미국 최초로 상장한 포트리스의 주가흐름이 블랙스톤에게도 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트리스는 지난 2월 상장, 68% 올랐다. 현재 포트리스는 공모가인 18.50달러에 비해 40%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금폭탄 현실화될까`..대형 걸림돌

블랙스톤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가장 큰 불확실성은 사모펀드에 대한 과세기준.

사모펀드 과세기준 변경을 논의중인 맥스 바커스·챨스 그래슬리 상원의원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사모펀드를 투자조합이 아닌 기업으로 간주, 수익의 3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투자조합 과세율인 15%에 비해 세금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되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5년후부터 적용받게 된다.

미국 하원은 한술 더떠 5년간의 유예기간 없이 내년 1월1일부터 즉각 발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헨리 왁스맨 하원 정부개혁위원장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회 공청회가 열릴때까지 IPO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류를 의식, 블랙스톤은 당초 다음주로 예정돼 있던 IPO 일정을 이번주로 앞당겼다. IPO에 심각한 걸림돌이 발생하기 전에 서둘러 진행하자는 전략에서다.

이같은 우려로 이번 공모청약에서 미국 뮤추얼 펀드는 제한적으로 참여했다고 마켓워치는 보도했다.

이밖에 장기적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도 뮤추얼 펀드를 망설이게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뮤추얼 펀드인 RS인베스트먼트의 벤자민 램은 "지난 몇년간 유례없는 유동성 풍년을 겪었지만 이것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며 "높은 수요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공모주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블랙스톤 공모청약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줄줄이 IPO 준비..`사모펀드 업종 지수` 생길까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블랙스톤 IPO를 시작으로 사모펀드들의 상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은 네덜란드 신문 광고를 통해서 자회사인 칼라일 캐피탈이 오는 28일 유로넥스트에 1890만주를 주당 20~22달러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초대형 사모펀드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도 곧 기업공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블랙스톤에 이어 칼라일, KKR까지 기업공개를 하면 사모펀드 업계의 맏형들이 대부분 상장사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 사모펀드들도 줄줄이 증시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모펀드들이 상장에 나서는 것은 금융시장의 최근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에 들어가면서 오랫동안 이어졌던 저금리 시대는 끝이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5%대로 껑충 뛰면서 실질적으로 금리는 상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금리 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였던 사모펀드들이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부담이 높아지면서 유동성도 예전만큼 원활하지 않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나 연기금 등으로부터 자금을 직접 차입하는 대신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선회하기 시작한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스톤이 증시로 간 목적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자금조달에 있어서 무한한 원천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것.

그러나 사모펀드 업계나 금융감독당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블랙스톤의 선구자적인 행보가 고점에 달한 사모펀게 업계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조쉬 러너 교수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블랙스톤이 현재 비이성적인 시장에서 외톨이가 될 것인지, 아니면 업계 미래에 있어서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는 시간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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