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국감` 재연되나..이건희회장 국감출석 시사

李회장, 뉴욕서 "국감부르면 나가겠다"발언
삼성 안팎 "이회장 의지담긴듯" 해석
작년 이어 `삼성 국감` 재연 가능성 높아져
  • 등록 2006-09-20 오후 2:48:20

    수정 2006-09-20 오후 2:52:14

[이데일리 김수헌기자] 지난해 10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는 한마디로 `삼성 국감`이었다.

삼성자동차 부채 손실보전, 삼성생명 상장, 삼성에버랜드 지주사 문제 등을 놓고 여야의원들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당시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 등을 집중추궁했다.

삼성 계열사 주요 CEO들이 과천정부청사 1동 재경부 국감장에 속속 도착하기 한시간여 전부터 이미 삼성맨들이 대거 과천청사에 몰려들어,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과연 삼성이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들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윤종용 부회장의 소신발언이었다.

국감장 분위기는 기업인들을 주눅들게 만들기 딱 좋았지만 윤 부회장은 "(삼성차 위기 당시) 삼성의 돈줄을 끊어버릴수도 있다는 은행들의 압력에 못이겨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차 부채 연대책임을 지게 됐다"면서 "강박에 의한 책임계약은 무효"라는 논리를 굽히지 않았다.

삼성 안팎에서는 그날 국감은 삼성의 승리라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회장 "국감 부르면 가겠다"..본인 의지담긴듯 해석

올해는 어떨까.

삼성 국감이 올해 더 크게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슈는 더 확대된다. 이른바 `삼성 X파일`과 삼성에버랜드 CB헐값발행 증여의혹 등 더 민감하고 뜨거운 문제들이 다뤄질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 국감의 스포트라이트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출석 그 자체다.

이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밤 뉴욕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의 `밴 플리트상` 시상식을 마치고 뉴욕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감 증인으로 부르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자 "가야지요"라고 답했다.

귀국 날짜에 대해선 추석전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일각에서 제기하는 도피성 해외체류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낫다.

문제는 국감이다.

사실 국감증인 질문에 대해선 대충 얼버무려도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회장은 굳이 "가야지요"라고 똑 부러지게 답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 회장이 생각없이 이야기했겠느냐"며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회장 발언 출석시사 발언 왜..여론 고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증인으로 선정됐었다. 그러나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사유서에서 "폐암 재발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가 (미국에서)진행중이어서 국회 증인 출석이 어렵다"며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임원들이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출신의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재경위 국감 당일 이건희 회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회장의 불출석에 대비해 만든 글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이 서한에서 이 의원은 "우리 사회의 선도기업으로서의 삼성이 우리 국민 모두로부터 사회적 도덕적 신뢰와 공감을 받고, 그러한 국민의 기대 속에서 언젠가는 맞부딪칠 경영권 승계에 관해 국민의 축하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책임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법을 어긴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국민들의 기대수준을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는 전향적인 결단도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올 2월, 5개월간의 해외체류 끝에 이 회장이 귀국한 직후 삼성은 8000억원 사회헌납 등의 내용이 담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배정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와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상무에 대한 검찰 소환 가능성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삼성X파일`의 불씨도 꺼지지 않았다.

◇재계 "증인 발언봉쇄, 일방적 추궁만 있는 구태적 국감은 안돼" 

삼성으로서는 하나같이 곤혹스런 문제들이다.

당연히 올해 국감에서도 메뉴가 될 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회장이 국감출석의사를 피력한 것은, 이젠 피하기 보다 할 말은 해야겠다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석연치않은 이유로 국감을 피하는 기업인들에 대한 비난여론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만약 이 회장이 출석하게 된다면 증인에게 발언기회를 제대로 주지않고 의원들의 추궁만 쏟아내느 `구태적` 국감이 돼선 안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국감을 피하는 이유 중에는 발언기회를 원천봉쇄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험악한 분위기 탓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의 출석은 본인과 삼성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며 "만약 출석하게 된다면 합리적이고 정중한 질의답변과 함께 충분한 답변시간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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