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계몽군주’라 표현한 데에 27일 야권의 비난이 이어졌다. 계몽군주란 합리적이며 개혁적인 정치를 추구하는 군주라는 말로 독재자와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18일 국립서울현충원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헌화ㆍ분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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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날 유 이사장의 발언에 맹폭을 퍼부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SNS에 “대통령의 분신들이 요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힐난한 데 이어 허은아 의원은 “유 이사장의 공감 회로가 고장 난 듯하다. 지금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공감해야 할 것은 김정은의 사과 이전에 우리 국민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북한의 도발에 두려워하는 대한민국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썼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민간인 사살행위는 전시에도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범죄자에 대해 ‘계몽군주’라느니 ‘이례적’이라느니 호들갑 떠는 이 썩어빠진 굴북(屈北) 세력들의 정신승리는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만하다”고 비판했다.
야권 성향의 정치논객과 누리꾼도 비난에 동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에 빗대 “북한은 계몽군주, 남한은 혼군(昏君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이라고 썼다.
‘시무7조’라는 상소문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화제가 된 조은산(필명) 씨는 블로그에 “동성애 군주와 북에서 상봉해 한바탕 물고 빨고 비벼댈 마음에 오타라도 낸 건 아닌가 싶다”며 “해상에 표류하던 민간인을 소총탄으로 사살하는 저들의 만행은 온데간데없고 자애로운 장군님의 사과 하나에 또다시 온갖 벌레들이 들러붙어 빨판을 들이민다”고 비꼬았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25일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서해상을 통해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측에 의해 피살당한 사건과 관련해 김 국무위원장이 사과하자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이전과 다르다. 내 느낌에는 (김 위원장이)계몽군주 같다”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