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회복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 등록 2002-10-25 오후 4:04:13

    수정 2002-10-25 오후 4:04:13

[edaily 김윤경기자] 일본 경제의 회복은 언제나 가능할 것인가.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는 저자 알렉스 커를 인용, "5~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렉스 커는 영국 태생으로 35년간 일본에서 살며 게이오대학을 졸업했다. 또 "개와 악마들;일본의 음침한 부분의 이야기(Dogs and Demons; Tale from the Dark Side of Japan)"라는 책으로 일본 사회 저변에 도사리고 있는 치명적인 증상들을 신랄하게 비판한 인물이다.(국내에서는 "치명적인 일본"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일본이 잘못된 관행을 바꾸려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 경제의 침체와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을 비난했다.

그는 "일본 경제의 회복은 지금으로부터 5~10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정부를 보고 있으면 어떠한 긴급한 변화의 조짐이 없다"고 말했다고 페섹 주니어는 전했다. 커는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그럭저럭 꾸려나가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페섹 주니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취임 당시 일본 개혁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피력하면서 자신만이 홀로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모습은 마치 "하이눈"에 나오는 게리 쿠퍼 이미지를 상기시킨다고 비꼬았다. 교만하고 영웅심리에 빠진 인물과 같다는 얘기다.

많은 일본인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카리스마와 열정을 동시에 지녔던 미국 존 F.케네디 대통령과 같은 역할을 해주길 원하고 있다. 실제 그는 JFK의 유명한 말, "국가에 당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을 묻기보다는 당신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생각해라"라는 말을 자주 차용하고 있다.

페섹 주니어는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현실을 더욱 암담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경력이 별로 없는 학자출신의 다케나카 헤이조를 요직에 앉히고 일본경제의 개혁을 논하는 것 자체가 고리타분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다케나카호"는 근본적인 개혁이라는 이상적인 목표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표류하고 있다.

커는 이런 일본의 개혁 좌초를 "찰리 브라운" 만화에 나오는 여자아이 캐릭터인 루시, 그리고 축구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만화에서 루시는 찰리 브라운이 축구공을 차려고 할 때마다 이를 휙 낚아채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지만 매번 찰리브라운은 진흙속에 빠지고 만다.

일본의 경우 고이즈미는 루시이고,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찰리브라운이라고 커는 비유한다. 즉, 언제나 찰리 브라운은 루시에게 속아 당하고 만다는 것이다.

커는 "나는 다케나카가 불운한(doomed)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본은 아직까지 상처가 치료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란한 쇼핑의 거리에서 구찌와 에르메스, 루이비통, 프라다와 같은 브랜드가 불티나게 팔리고 위스키 바가 붐비는 것은 바로 일본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

그는 일본 정부는 "자금은 자동적으로 흐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지만 이는 시험되지도 믿어지지도 않고 있다고 말한다. 가구당 자산은 11조달러에 육박하고 일본은행(BOJ)은 제로금리 정책을 계속하고 있지만 정부는 대대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모순은 이로써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는 일본 경제가 경제변혁과 스태그네이션 사이에서 비틀거리고 있다면서 불행히도 국가위기를 가로막고 있는 스태그네이션이 더 우세한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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