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멋쟁이 되려면 헐렁한 티셔츠에 실크 재킷”

‘미치코 런던’ 만든 日디자이너 미치코 코시노 방한
  • 등록 2006-04-25 오후 2:50:29

    수정 2006-04-25 오후 2:50:29

[조선일보 제공] 치렁치렁한 상의에 몸에 붙는 바지. 어깨를 덮는 긴 생머리. 뒷모습만 보면 20대 같았다. 일본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미치코 런던’으로 90년대 초반 한국 패션계를 휩쓸었던 디자이너 미치코 코시노(사진). 서울컬렉션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그녀를 24일 쇼가 끝난 뒤 만났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화려한 매니큐어를 바른 그녀의 스타일에선 나이를 짐작하기 힘들었다(나이는 비밀이라고 했다).

“아유, 인터뷰할까봐 요즘 통 먹질 않아서 날씬해 보이는 거예요(웃음). 내가 만든 옷을 내가 못 입을 정도가 되면 안 되잖아요.”

그녀는 ‘일본 패션계의 대모’로 통하는 디자이너 아야코 코시노의 딸. 그러나 어머니의 뒤를 따라 걷는 대신, 그녀는 테니스 선수의 길을 택했다. 전국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의 실력자였다. 하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했던가. 결국 뒤늦게 패션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1973년 영국 진출 2년 만에 런던 컬렉션에 서는 등 동양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성공을 거뒀다.

“영국 진출 초기엔 차별도 많이 당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울컥해요. 그 시절 설움을 다 기억한다면 도저히 살 수가 없을걸요?” 그녀는 힘들 땐 ‘나는 우월하다’는 자기암시로 자존심을 지켰다고 토로했다. “백인들은 주말 내내 ‘선탠’을 해도 잘 안 타는데 우린 한 시간만 있어도 까맣게 타잖아요. 그런 데에서까지 자부심을 찾으려고 했다니까요. 힘들다고 열등감에 빠져있어 봤자 아무 도움도 안 되니까요.”

테니스로 단련한 체력과 정신력도 큰 힘이 됐다. 지금도 코시노는 외국에 나가면 전용차나 수행원 없이 혼자 짐을 들고 걸어 다닌다. 서울에 오면 ‘새벽 동대문 시장’ 탐방도 빼놓지 않는다. 에너지가 대단해 보이는데, 정작 “한국이야말로 넘치는 에너지의 나라”란다. “런던에서 동양인을 보면 말을 붙여 보는데, 한국 청년들은 일본 청년에 비해 참 씩씩하고 예의가 바르더군요. 군대를 다녀와서 그럴까요? 한국 여성은 피부가 너무 좋아서 딱 보면 알죠. 때를 밀어서 그런가 싶어 저도 올 때마다 열심히 밀어요(웃음).”

‘미치코 코시노’가 서울컬렉션에 선 것은 이번이 네 번째. 탤런트 윤은혜, 그룹 파란 등을 모델로 내세운 이날 쇼에서 그녀는 특유의 편안한 스트리트 패션과 청바지 브랜드 ‘옌진즈’, 고급스러운 블랙 라벨 제품 등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90년대 초반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치코 런던’은 유사품이 범람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해 한동안 국내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그녀는 ‘미치코 코시노 서울지사’ 를 차리고 청바지·교복·잡화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하며 적극 경영에 나섰고, 한국 매출을 4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녀는 올여름 멋쟁이가 되려면 헐렁한 면 티셔츠 위에 실크 재킷을 덧입는 식으로 캐주얼과 정장을 ‘믹스&매치’해 보라고 권했다. 특히 중요하다고 꼽은 것은 구두. “런던의 잘 나가는 클럽 앞에 줄 서 있으면 직원이 누군 들여보내고 누군 돌려보내는데, 그 기준이 구두예요. 구두에서 패션이 완성되니까요. 여행 갈 때도 멋진 구두 한 켤레는 잊지 마세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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