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 회장이 2030년까지 61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미국 시장에 계열사들의 투자와 사업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북미가 배터리와 반도체, 바이오 등 SK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삼은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손꼽히는 데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미국과 관계가 더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고 있고 미국 내 투자가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계열사의 투자도 친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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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도 지난달 미국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에 5500만 달러(671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퓨어사이클은 용제를 활용해 폐플라스틱에서 오염물질과 냄새, 색을 제거한 초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PP)을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외에서는 SK온이 포드와 함께 터키에도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터키 앙카라 인근 지역에 하이니켈(High Nickel) NCM(니켈ㆍ코발트ㆍ망간)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 내용으로 2025년부터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SK그룹 계열사들의 지분 투자, 공장 증설과 합작회사 설립 등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이 글로벌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윈윈’할 수 있는 ‘글로벌 스토리’와 함께 각 계열사들이 투자와 성과를 가시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와 ‘빅립’(Big Reap·더 큰 수확)을 함께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의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도 확대할 전략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R&D 센터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폐배터리 재활용, 탄소 포집 및 저장(CCS) 등 탄소중립과 관련한 신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R&D를 추진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최근 “글로벌 R&D 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R&D를 추진할 거점을 마련해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