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윤하사 유해 귀국… 국군수도병원에 안치

"일어나, 장호야" 하늘도 울었다
각계인사 조문 줄이어… 美정부서도 훈장 수여
  • 등록 2007-03-02 오후 9:30:47

    수정 2007-03-02 오후 9:30:47

[한국일보 제공]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며 해외파병을 자원한 스물 일곱 청년은 귀국 예정일을 한 달여 앞두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조국 하늘은 영령(英靈)을 맞는 슬픔을 함께 나누듯 봄비를 뿌렸다.

지난달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의 폭탄테러로 숨진 다산부대 윤장호(27) 하사의 유해가 2일 귀국했다.

자이툰 부대 교대장병을 태운 전세기 편으로 돌아온 유해는 서울공항에서 군 관계자들의 간단한 영접행사가 끝난 뒤 바로 경기 분당의 국군수도병원으로 운구돼 안치됐다.

서울공항에서는 박흥렬 육군참모총장과 군 장병 150여명이 유해를 맞았다. 태극기에 덮인 채 전세기에서 내려진 유해는 8명의 운구병들에 의해 냉동 컨테이너 박스에 담겨 앰뷸런스로 옮겨졌다.

군악대 조곡(弔哭)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아버지 윤희철(65)씨와 어머니 이창희(59)씨, 형과 누나 등 유족들이 운구행렬을 따랐다. 육군 수뇌부의 엄숙한 거수경례를 받은 유해가 앰뷸런스에 실리자 유족들은 끝내 오열을 터뜨렸다.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되는 동안 길가의 시민들은 운구행렬을 지켜보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병원에서는 간단한 검시가 이뤄졌다. 유족들은 쿠웨이트 무바라크 공항에서도 윤 하사를 확인했지만 관이 열리자 어머니 이씨는 “일어나, 장호야”라며 또다시 통곡했다.

아버지 윤씨는 평안한 상태로 잠든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천국에 갔겠지. 갔을 거야”라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시신은 폭탄테러에 희생됐다고는 상상이 안 갈 정도로 깨끗했다.

고모 윤영숙(60)씨는 “너무 멀쩡하게 눈만 감고 있으니 실감이 안 난다”며 애통해 했다.

국군수도병원 분향소에는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윤 하사와 입대동기인 특전사 엄선호(22) 병장은 “장호는 아프간에서 전화를 걸어 동료 안부부터 챙겼다”며 “(파병지원을) 말리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씨는 “내 아들 몫까지 잘 살아야 한다”며 엄 병장의 손을 부여잡았다.

한명숙 총리와 김장수 국방장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천정배 전 열린우리당 대표, 윤병세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정관계 인사들도 찾았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분향소에서 미국 정부가 수여하는 동성무공훈장을 유족들에 전달했다.

육군은 윤 하사의 원소속 부대인 특전사부대장으로 5일께 장례를 치를 것을 유족들과 협의하고 있다. 아버지 윤씨는 그러나 “너무나 오래 떨어져 살아 아들과 더 함께 지내고 싶다”며 7일께로 늦춰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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