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 대규모 집회…추모 물결 전국 확산

주최 측 예상 훌쩍 웃도는 5만여 명 참석
서이초 교사 추모하고 공교육 정상화 촉구
여야 정치권 '교권회복 4법' 처리 약속
  • 등록 2023-09-04 오후 5:20:58

    수정 2023-09-04 오후 7:19:01

[이데일리 이유림 이영민 기자]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 일인 4일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 회복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를 위해 전국의 초등학교 37곳은 임시 휴업을 결정했고 일부 교사들은 개별적으로 연가·병가 등을 내 집회에 참여했다. 교육부는 일선 교사의 집단행동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들불처럼 번진 추모 물결을 막지는 못했다.

故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제가 열린 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추모공간에서 추모를 하기 위한 추모객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의 49재 일인 이날을 ‘공교육 멈춤(정상화)의 날’로 정하고 전국 각지에서 추모 집회를 개최했다. 오후 3시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하는 추모제가 서이초 강당에서 열렸고, 방과 후 오후 4시30분부터는 매주 교사들의 집회가 진행되던 국회 앞에서 다시 한번 대규모 추모 집회가 열렸다.

국회 앞에는 당초 주최 측이 예상했던 규모 2만여 명보다 두 배 이상 웃도는 5만여 명이 운집했다. 최근 나흘 사이 경기·전북 등에서 교사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잇따라 전해지며 추모 분위기가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집회는 서이초 교사에게 바치는 카네이션 헌화로 시작해 94초 침묵 퍼포먼스, 교사들의 자유 발언과 유가족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또 교사들뿐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들, 일반시민과 각계각층 인사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참여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질서정연하게 추모 행렬을 이어갔다.

故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제가 열린 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추모공간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교사들은 이날 동료 교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5개 교원단체가 지난달 교육부에 전달한 ‘국회 입법 요구안’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이 요구안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범죄로 처벌받지 않도록 하고,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교육청에 배치하는 조항을 초·중등교육법에 신설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이날 연단에 선 한 교사는 “서이초 선생님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극단적 상황에 놓였던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진정한 추모는 진상규명”이라고 밝혔다. 서이초 교사의 어머니는 주최 측이 대독한 편지에서 “사랑하는 딸아, 앞으로 너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눈물만 흐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전국의 선생님들께 보답하는 길이고 추락할 대로 추락한 교권에 대한 희망의 불씨이며 작은 위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이 교권 추락과 공교육 붕괴라는 이슈에 대해 대규모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여야도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치부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교권회복 4법’을 이르면 이달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7년 만의 외출
  • 밥 주세요!!
  • 엄마야?
  • 토마토탕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