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들인 중기부 ‘상생결제 앱’…사용자 달랑 1명 “유명무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종합감사서 적발
이용기업 편의성 개선 명목으로 개발 추진
실제 앱엔 조회 기능만…지급 기능 빠져 실용성↓
자체 검토 없이 용역업체 의견 그대로 반영
“사업범위 부당 축소로 앱 활용 안돼” 징계 처분
  • 등록 2024-05-13 오후 5:25:17

    수정 2024-05-14 오후 6:24:3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상생결제를 확산하기 위해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앱 개발에 3억원을 투입했으나 실제 사용자의 앱 접속 기록은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타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결과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13일 중기부에 따르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하 협력재단)의 상생결제 모바일 앱 개발 용역 추진 부적정 문제가 최근 종합감사에서 적발됐다. 협력재단이 합리적인 검토 없이 앱 개발 용역을 추진하는 등 상생결제 제도 운영에 대한 관리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상생결제는 대기업 등 구매기업이 거래대금을 하위 협력사에 직접 지급하는 결제 시스템이다. 원도급사업자 명의의 계좌를 거치지 않고 예치 계좌를 통해 하도급사업자에 대금을 직접 지급함으로써 2·3차 하위 협력사들도 납품 후 60일 이내 현금을 받거나 필요 시 구매기업의 신용등급으로 대금을 조기 현금화할 수 있다.

중기부 산하 협력재단은 2015년부터 상생협력법 등에 근거해 상생결제 제도의 운영 관리 및 보급 확산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번 감사 결과 협력재단의 상생결제 제도 운영 관리가 부적정하다고 보고 개인 및 기관에 경징계를 비롯해 총 50건의 처분요구사항을 통보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협력재단은 2021년 말 상생결제 수취·지급 기능을 담은 모바일 앱 개발을 이유로 사업 예산 증액을 요구했고 총 3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앱을 개발해 상생결제 이용기업의 접근성을 높이고 업무 편의성을 개선하겠다는 사업목적도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개발한 앱에는 상생결제 지급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다.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앱 개발 용역업체가 예산 부족을 언급하자 협력재단 담당자는 업체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해 사업 범위를 임의로 축소했다. 앱 개발의 주된 목적인 상생결제 지급 기능을 삭제한 채 조회만 가능토록 만든 것이다.

중기부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핵심 과업을 삭제할 때는 충분한 타당성 검토를 거친 후 삭제 여부를 정해야 한다”며 “용역 비용·범위 등을 산출할 때 역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산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용의 타당성 등을 검토하지 않은 채 용역업체 의견을 그대로 수용해 용역비용이 제대로 산출되지 않은 채 사업이 추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상생결제 지급이라는 핵심 기능이 빠진 앱은 이용기업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2022년 12월 26일부터 지난해 5월 8일까지 5개월여 기간 동안 상생결제 참여기업 총 4만 3456개사 중 11개사만이 앱을 내려 받았고 이중 실제 로그인한 기록은 단 1건에 불과했다. 사업 범위가 부당하게 축소됨에 따라 사실상 앱이 활용되지 않았다는 게 중기부 지적이다.

중기부는 협력재단 소속 A부장이 운영 관리 책임을 소홀히 해 복무규정 제4조 및 제5조를 위반했다고 보고 징계 처분했다. 이밖에 중기부는 협력재단의 상생결제 환출이자 지급관리 미흡, 회계처리 불투명, 수당 지급·수령 부적정 등 총 17건에 대해 처분 요구를 통보했다.

협력재단 측은 업무 관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앞으로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앱 개발에 대한 추가 보완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서 기존 투입 비용을 낭비하게 됐다.

협력재단 관계자는 “예산 내에서 모바일 앱 기능을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했다”며 “현재는 앱 운영을 잠정 중단한 상태지만 향후 운영과 관련해 중기부와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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