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캐시 우드의 경고 "美 이미 침체…연준, 긴축 뒤집을 것"

본지,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웨비나 참석
"3% 아래서 금리 역전 장기화, 디플레 전조"
"석유·구릿값 급격한 하락, 이미 침체 방증"
"침체 압력에…연준, 긴축 정책 뒤집을 것"
월가 일각서 이미 내년 금리 인하 전망까지
  • 등록 2022-07-13 오후 4:29:16

    수정 2022-07-13 오후 9:18:43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은 이미 침체에 들어섰다.”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최신 경기 진단이다. 3% 아래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장기화 등을 근거로 들면서다. 우드는 그러면서 “(공격 긴축에 나서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침체 공포가 큰 만큼 돈줄 조이기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이데일리는 아크 인베스트가 12일(현지시간) 장 마감 전 개최한 투자자 웨비나에 참석했다. 우드는 오후 1시30분 행사 시작과 동시에 약 20분간 자신이 바라보는 최근 미국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을 풀어놓았다. 우드는 혁신 기술주들을 담은 펀드를 운용하면서 한국 투자자들에게 지명도가 높은 인사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12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웨비나를 통해 최근 경기와 시장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사진=김정남 특파원, 아크 인베스트)


“미국 이미 경기 침체 빠져 있다”

우드는 발언 서두부터 연준의 실책을 거론했다. 그는 “나쁜 뉴스는 연준이 실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좋은 뉴스는 정책 실수의 영향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미국 경제가 이미 불황에 빠졌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드는 그 주요 근거로 3% 밑에서 이뤄지는 미국 국채금리 역전을 꼽았다. 그는 “어떤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을 써야 하는지 논란이 있지만 주로 2년물과 10년물을 보고 있다”며 “연준이 긴축을 이어간다면 모든 수익률곡선은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눈앞보다 먼 미래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게 자연스럽다. 수익률곡선이 우상향하는 그림이다. 그러나 수년 후에도 경기가 나쁠 것이라는 우려에 장기금리가 낮아진다면, 장단기 금리 차이는 좁혀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역전이 이뤄진다는 것은 장기 침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우드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를 넘을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정작 투자자들은 이것을 문제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899%까지 떨어지면서 2.9%대마저 무너졌고, 2년물과의 금리 역전 폭은 더 심화했다.

우드는 또 통화 공급 증가율이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연준에 따르면 올해 5월 미국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6.5%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당시 26.9%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떨어지는 추세다. 우드는 “통화량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우드는 아울러 ‘강한 달러’를 거론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달러화처럼) 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것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8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20년 전인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달러는 달러화를 기준으로 환산하는 수입품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입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미 연준이 강달러를 일부러 용인하고 있다는 관측이 파다하다.

그는 또 “근래 석유 가격과 구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곳곳에서 우리는 이미 침체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7.92% 폭락한 배럴당 95.84달러에 마감했다. 우드는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원유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수요 감소 우려에) 유가마저 붕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리 가격은 최근 파운드당 3.2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0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12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웨비나를 통해 최근 경기와 시장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사진=김정남 특파원, 아크 인베스트)


“연준 긴축, 더 큰 침체 초래한다”

그는 이같은 각종 가격 지표들을 두고 “선행 지표”라고 표현하면서 연준의 정책 선회를 촉구했다. 우드는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또 7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경기는 훨씬 더 큰 침체 신호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디플레이션을 부르는) 이 모든 요인들이 결국 연준을 잠시 멈추게 하고 긴축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며 “연준이 계속 (돈줄 조이기의) 길을 따라가면 무엇인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드의 관측은 이미 월가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는 주장이다. 막상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연준이 통화 완화 카드를 통해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여당인 민주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만 넘긴다면, 내년부터는 본래 성향대로 재정과 통화 모두 긴축이 아닌 완화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정치적인 분석도 없지 않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내년 2월 연준 기준금리를 3.50~3.75%로 보는 확률이 39.4%로 가장 높다. 그러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는 3.25~3.50% 확률이 33.0%로 3.50~3.75%(31.8%)를 앞질렀다. 연준이 올해까지만 공격적으로 돈줄을 조일 것이라고 금융시장은 예측한다는 의미다. 일부에서는 내년 금리 인하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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