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고정금리 주담대 늘린다…은행 커버드본드, 주금공이 지급보증(종합)

10년물 커버드본드 발행시, 원화예수금 1% 추가 인정
주금공 지급보증으로 조달금리 최대 21bp 하락 기대
은행권 "활성화 대책으론 한계"…보험 "추이보며 검토"
"당근책 더 많이 제시…금리 인하 기대감 효과 제한적"
  • 등록 2024-05-27 오후 7:19:01

    수정 2024-05-27 오후 7:19:01

[이데일리 송주오 정두리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장기·고정금리’ 상품 비중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커버드본드 당근책을 내놨다. 커버드본드 예대율(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잔액과 고객에게 빌려준 대출금 잔액의 비율)과 관련해 원화예수금 인정 한도를 현재 1%에서 추가로 1%를 더해 최대 2%를 높여주고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지급보증을 통해 조달금리를 낮추겠다고 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당근책 제시에도 매력적인 인센티브가 아니라며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주금공 통해 지급보증 발행 시 당근책


금융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와 5대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협약식’을 개최한 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커버드본드란 발행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담대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채권이다. 발행사의 신용에 더해 신용으로 갚지 못할 시 담보를 제공하겠다는 이중 약속을 한 후 발행하는 채권이다. 만일 발행사가 파산한다면 담보자산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가진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 확대를 위해서는 커버드본드의 발행량이 늘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커버드본드 발행액은 연평균 1~2조원에 그치고 있고 만기 5년 초과 발행 잔액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은행채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가 장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낮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이후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도 끊긴 상태다. 국내를 제외한 아태 지역에서 대부분 은행은 커버드본드를 안정적인 장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높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금융위기 시 최후까지 조달할 수 있는 금융기법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AAA(트리플A)등급의 은행이 발행하는 커버드본드에 대해 주금공이 지급보증을 제공키로 했다. 즉 발행사인 은행이 자체 신용도에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신용도보다 높은 AAA급으로 발행할 수 있다. 동일 만기 은행채와 비교해 5~21bp(1bp=0.01%포인트)가량 발행금리가 낮아져 조달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소화 못한 장기 커버드본드 직접 매입

주금공은 은행이 발행한 만기 10년 커버드본드 등을 사들인 뒤 자기 신탁을 통해 유동화증권을 발행·매각하는 재유동화프로그램을 3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장기 커버드본드를 주금공이 직접 매입해 장기 커버드본드 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커버드본드 잔액의 원화예수금 인정비율도 확대한다. 현재 만기 5년 이상 커버드본드 잔액에 대해 별도로 1%까지 원화예수금으로 인정하고 있다. 예컨대 원화예수금 270조원인 은행이 발행한 만기 5년 이상 커버드본드 2조 7000억원까지 원화예수금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즉 2조 7000억원은 추가로 대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만기 10년 이상 커버드본드 잔액에 대해 별도로 1%를 추가 인정키로 했다. 연기금, 보험사 등 장기물 투자사에 대한 유인책도 마련했다. 현행 자본 규제상 위험가중치가 ‘0’이라는 점을 명확히해 커버드본드를 매입하더라도 위험가중치를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시큰둥한 금융권…더 과감한 베네핏 필요

은행권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커버드본드 자체 발행액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활성화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주담대 고정금리 목표비율 등을 고려해 확대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의)중도상환수수료가 높게 책정될 수 있다”며 “소비자가 선택할 지 미지수다”고 했다.

보험사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커버드본드 매입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방향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이번 정책이 커버드본드 활성화에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수요(보험사)와 공급(은행) 측면에서 당근책을 더 많이 제시해야 더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번 대책이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커버드본드 발행이 활발해지려면 국내·외 시장 규모가 동시에 커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실제로 원화 커버드본드는 국내 은행채와 비교했을 때 금리 매력이 낮아 오히려 외화 커버드본드보다 발행 규모가 적은 편이다. 국내 은행채 신용등급이 국고채 다음 수준으로 높아 담보를 추가할 이유가 크지 않다.

오금희 피치레이팅스 이사는 “보험사, 연기금 등 커버드본드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베네핏을 더 부여해야 한다”며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은 크레딧으로 특별한 차익을 얻을 수 없어서 추가적인 유인 혜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용 대출과 자동차 담보 대출 금리가 같으면 담보를 제공할 이유가 없으니 신용 대출을 선택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이사는 “원화와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이 동시에 늘어야 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며 “은행이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을 이어가면서 롤모델 역할을 하면 발행사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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