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깜깜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

  • 등록 2019-03-05 오후 5:51:53

    수정 2019-03-05 오후 5:51:46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군 정찰자산인 U-2기가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아래는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3대 한·미 연합훈련 중 키리졸브 연습(KR)과 독수리훈련(FE)이 한·미 양국 협의에 의해 중단됐다. 키리졸브는 ‘동맹연습’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지만, 기간은 절반으로 줄었다. 독수리훈련은 연중 대대급 이하 소규모로 진행하는 것으로 대체된다고 한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과정과 절차를 밝히지 않았다. 한국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령관의 건의를 한·미 국방장관이 전화로 승인했다는 설명이 고작이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번 훈련 종료 결정에 대해 “전투준비태세 수준 유지를 위해서는 정예화된 군 훈련 시행이 매우 중요하며, 훈련은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시키는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양국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습 축소와 연대급 이상 연합 훈련 폐지를 결정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훈련 기간이 줄고 한·미 연합군이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없어지는데도 국방부 대변인은 “새로이 마련된 연합지휘소 연습과 조정된 야외 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실질적 연합방위태세는 젼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에 일관되게 부정적 입장이다. 표면적 이유는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에도 트위터를 통해 “한국과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돌려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 북한과의 긴장을 줄이는 것도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도발적’이고 ‘비싸다’고 했다. 이 언급 이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 한·미 연합 공중훈련(Vigilant Ace) 등이 잇따라 취소됐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도 경제적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을 오래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는 우리 입장을 설명이나 했을까. 한·미 연합훈련의 중요성과 한·미 동맹이 한반도 평화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대로 설명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 인식에 편승해 군사적 억지력을 포기하면서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1차 북핵위기가 있었던 1992년 한·미는 키리졸브 전신인 팀스프리트 연합 훈련을 중단한바 있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과 미국 측의 전술핵무기 폐기 선언 등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북한 핵 문제는 계속됐고 결국 1993년 훈련은 재개됐다. 연합훈련 중단과 북한 비핵화 문제는 별개라는 의미다.

연합훈련은 한·미 동맹의 상징이다. 키리졸브는 1976년부터, 독수리훈련은 196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이를 한미 국방장관이 몇 분의 전화통화로 종료 결정을 내렸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게다가 현 정부들어 일련의 대북 유화 정책에 안보를 우려하는 국민들도 상당 부분 있는게 사실이다.

국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국방부는 한미연합훈련 관련 논의에서 누구와 어떤 얘기를 나눠 이같은 결정에 이르렀는지를 국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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