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남녀 직원 월급, 왜 2배 가까이 벌어질까

10대 건설사 반기보고서 보면, 평균 월급 1.7배
머릿수부터 차이 극명, 남성 10배 많아…근속연수도 많게는 8년차
월급 1.5~2배 더주는 해외근무도 영향
  • 등록 2020-08-31 오후 4:30:00

    수정 2020-08-31 오후 4:30:00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대기업 A건설사의 토목사업부에서 일하는 9년차 여성 직원 김모씨가 올해 받아든 월급은 393만원. 하지만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15년차 남성 직원 이모씨의 월급은 800만원이다. 월급 차이가 두 배에 달하는 이유, 단순히 회사를 다닌 기간이 달라서일까.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타워크레인 양대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들이 멈춰있다.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가 동시파업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성 직원, 여성보다 절대적으로 많고 오래 일해”

건설업계에선 남녀 직원간 평균 연봉차이가 상당하다.

우선은 모수가 되는 직원 수부터 차이가 난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시공능력평가 1위를 달리는 삼성물산(028260)은 건설사업부문 남녀 직원이 각 4979명, 471명(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 합산)으로 10배 넘게 차이난다. 2위인 현대건설(000720)도 토목, 건축, 플랜트, (경영)지원부문을 합한 총 직원 6552명 중 남성이 5845명으로 90%에 육박한다. 3위 대림산업(000210) 역시 총 직원 6149명 중 5375명(87%)이 남성으로 채워져 있다.

남성 직원들은 평균 근속연수도 여성보다 길다. 삼성물산의 남성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1.5년, 여성은 8년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토목분야 남성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5.5년이지만 여성은 9.8년으로 6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대림사업 건설사업부 주택본부의 남성 직원은 평균 12.9년째 일하는 중이지만 여성은 이보다 3년 정도 짧다. 통상적으로 매년 연봉이 올라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더 오래 일한 남성들의 연봉이 여성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연봉이 더 높은 남성 직원이 머릿수도 많으니 평균 연봉에서 여성을 앞지르는 건 당연지사다.

대기업 B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토목, 건축, 주택사업 분야 부서에서 여직원 10명 중 1명 정도만 대리 직급이고 나머지는 평사원”이라며 “과장, 부장, 차장 등은 거의 남성들이라 직급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남녀 월급차가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해외 근무시 월급 2배까지 ↑…대다수가 남성 직원”

곱절 수준인 월급 차이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해외 근무다.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삼성물산은 올해 들어 방글라데시의 다카 국제공항, 아랍에미리트의 후자이라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 카타르의 발전담수 EPC 프로젝트 등 세계 11개국에서 공사 계약을 맺었다. 현대건설도 10개국의 26곳 현장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해외에서 일하는 근무자는 월급이 1.5배에서 2배가량 뛴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해외 근로자 대다수가 남성인 까닭에 여성보다 평균 연봉이 오르는 구조다.

C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건설 현장은 남성도 일하기 힘들 정도로 험하고 열악하다”며 “본래도 여성 직원이 적지만 해외 근무 여성은 100명 중 1명이 될까말까할 정도로 더 적다. 우리 회사는 현재 아프리카의 적도기니에 나가 있는 1명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에서 채용하는 근로자도 있는데 남성은 현장소장, 관리자 같은 자리를 뽑고 여성은 주로 전화응대나 사무일을 맡아 연봉차가 또 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현장과 사무실 내근 직원 간에 급여 차이가 있다는 전언이다. D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선 공사기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주 5일, 하루 8시간 근로시간을 지키기가 어렵다”며 “현장 근무를 하면 시간외 등 수당이 더 붙어 월급이 늘어나는데 여건상 남성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성을 갖춘 여성이라도 안전, 육아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어 해외 근무, 지방 현장 근무에 어려움이 있다”며 “신입사원은 같은 초봉에서 시작하지만 평균 연봉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개 건설사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올해 1~6월 남성 직원의 평균 월급은 807만원, 여성은 484만원이었다. 1.7배 차이다. 남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12.4년, 여성은 9.2년으로 3.2년 차이를 보였다.

남녀 월급차가 가장 큰 건설사는 포스코건설로, 남성은 709만원인데 비해 여성은 377만원에 불과해 1.9배차였다. 월급차가 가장 작은 건설사는 삼성물산으로 남성 850만원, 여성 550만원으로 1.5배차를 보였다. 남녀 평균 근속연수차가 가장 작은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으로 1.4년이었고, 현대건설도 1.5년 차 수준이었다. 여성 근속연수가 유난히 짧은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에선 각각 5.9년, 8년차까지 벌어졌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7년 만의 외출
  • 밥 주세요!!
  • 엄마야?
  • 토마토탕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