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만 가득했던 김동주의 해외진출 도전기

  • 등록 2009-01-11 오전 6:30:33

    수정 2009-01-11 오전 11:33:54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두산 김동주(34)가 결국 해외진출을 포기했다. 김동주는 10일 구단 관계자를 만나 잔류를 최종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두산은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메이저리그의 신분 조회 요청에 대해 '승인 불가'를 통보했다. 이제 연봉 협상만 이뤄지면 김동주는 지금까지 처럼 완전한 두산맨으로 남게 된다.

참으로 길고도 험난한 여정이었다. 지난 2006년부터 3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사진=두산베어스


 
 
 
 
 
 
 
 
 
 
 
 
 
 
 
 
 
 
 
▲험난했던 출발
불운한 결말을 예고하는 것이었을까. 김동주의 해외진출을 시작부터 삐걱이고 말았다.
 
2006년 3월. 김동주는 무사히 시즌만 마치면 자유의 몸(FA)이 될 수 있었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을 목표로 했던 상황. 때마침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그의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의 무대였다.
 
그러나 김동주에게 WBC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아시아예선 대만전서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투지를 보이다 왼 어깨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걸로 그의 한해는 사실상 저물고 말았다. 재활로 사실상 한 시즌을 다 보낸 탓에 고작 43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물론 FA 자격은 채우지 못했고 1년 뒤를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현실의 눈높이 차이
2007시즌을 마친 뒤 김동주는 드디어 FA 자격을 얻었다. 출발은 좋았다.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친정팀 두산의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김동주를 반드시 잡겠다며 4년간 총액 62억원(옵션 포함)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제시했다. 김동주는 호기롭게 두산의 제안을 거절한 채 일본 프로야구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김동주의 가치가 떨어졌다기 보다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우선 유독 그해 일본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엔 거물급 외국인 선수들의 이적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마크 크룬, 그레이싱어(이상 투수)는 물론 라미레스,카브레라 등도 새 둥지를 틀었다.
 
또한 우즈(주니치), 터피 로즈, 라록카(이상 오릭스) 페르난데스(라쿠텐)등 강타자들의 재계약도 속속 이뤄졌고 아라이(한신) 등 일본 내 거포들의 이적도 있었다. 돈을 쓸 수 있는 구단들은 검증된 대어급 선수들과 계약을 성사시킨 뒤 일찌감치 시장에서 철수했다. 김동주가 좀처럼 뚫기 힘든 상황이었다.
 
김동주에게 전혀 입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에이전트측 주장에 따르면)다만 김동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만큼의 금액(약 1억엔 이상 추정)을 제시받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 출신 타자들이 첫해 잇달아 부진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이승엽(요미우리) 이병규(주니치) 등 최근 사례들도 첫 해는 별반 좋지 못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도 1억엔 이상의 외국인 선수는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한 카드다. 거액을 들여 적응기간을 줄 만큼 맘 편한 구단은 없다. 김동주에겐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이었던 셈이다.
 
▲불운의 연속
2008시즌이 끝난 뒤 김동주는 다시 일본 진출을 시도한다. 이번엔 자신감에 차 있었다. 돈이나 조건 보다는 일단 큰 무대로 진출하는데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눈을 낮추니 기회가 찾아왔다. 그 중 지바 롯데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지바 롯데는 김동주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통상 일본 구단의 신분 조회는 계약으로 이어져왔다. 때문에 김동주의 일본 진출은 사실상 확정된 듯 보였다.
 
그러나 뜻밖의 암초가 돌연 그의 발목을 잡아챘다. 바비 밸런타인 감독과 구단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지바 롯데의 신분 조회는 밸런타인 감독 라인에서 이뤄졌다. 이전까지는 밸런타인 감독이 결정하면 그걸로 상황 종료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러기엔 너무 많은 것이 뒤틀려 있었다. 가뜩이나 감독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갖고 있던 지바 롯데는 이 부분을 문제삼고 나섰고 불똥은 김동주에게 튀었다.
 
파문은 구단의 승리로 종료됐다. 김동주에 대한 영입 계획은 철회되고 밸런타인 감독은 "2009시즌 후 퇴단"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현역 한국 최고 우타자의 해외 진출은 이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운도 현실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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