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분의 1 알바트로스..대우는 홀인원의 50분의1

  • 등록 2018-10-26 오전 6:42:56

    수정 2018-10-26 오전 6:42:56

이태희. (사진=KPGA)
[김해=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확률 200만분의 1의 알바트로스(기준타수보다 3타 적게 친 기록·미국식 표현 더블이글)는 홀인원의 확률 1만2000분의 1보다 160배쯤 더 어렵다. 기록적인 가치만 놓고 보면 엄청난 대기록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가치는 홀인원보다 홀대 아닌 홀대를 받는다.

25일 경남 김해시 정산 컨트리클럽 별우·달우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올해 첫 알바트로스가 작성됐다. 이태희(34)는 10번홀(파5·545m)에서 핀까지 약 200m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1994년 기록이 집계된 이후 KPGA 코리안투어에서 작성된 알바트로스는 이번까지 모두 9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가장 최근 기록은 윤종철(31)이 2015년 9월 대전 유성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매일유업 오픈 1라운드 14번홀(파5)에서 8번째 알바트로스를 기록한 후 약 3년 만이다. 홀인원은 올해만 모두 7번 나왔다.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1년 평균 경기수를 20개 대회라고 가정할 때, 200만분의1의 확률은 평생을 쳐도 한 번 기록할까 말까할 정도다. 평균타수 71.13타의 이태희가 매 대회 284타씩 쳤다고 하면 7000번 이상 라운드 해야 한 번 나올 수 있는 기록이다.

홀인원에 비해 160배 이상 더 어려운 기록이지만, 알바트로스의 대우는 생각보다 짜다.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남녀 프로 골프대회에선 대부분 홀인원에 대한 상품만 걸려 있다. 가장 흔한 상품은 자동차다. 적게는 3000만원~4000만원대부터 많게는 1억원이 넘는 고급 승용차가 부상으로 걸려 있다. 7월 열린 KLPGA 투어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때는 홀인원 상품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부상으로 내건 적도 있다. 이에 반해 알바트로스 부상은 없는 경우도 많다. 지난 9월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클래식 때 넬리 코다(미국)은 18번홀(파5)에서 알바트로스를 작성해 300만원을 부상으로 받았다.

안타깝게도 이번 대회에서 주최측이 내건 알바트로스 부상은 없다. 그나마 KPGA 코리안투어에서 매 대회 제공하는 100만원 상당의 건강검진권이 전부다. 200만분의1에 해당하는 대기록을 작성한 대가 치고는 너무 적다. 그에 반해 홀인원 상품은 엄청나다. 이번 대회에는 모두 3개의 홀인원 부상이 걸려 있다. 8번홀에는 500만원 상당의 고급 안마의자, 11번홀에 3000만원 상당의 고급 침대, 17번홀에는 5500만원 상당의 제네시스 G70 승용차가 걸려 있다. 기록적으로는 가치가 덜한 홀인원이 오히려 알바트로스보다 최소 5배, 최대 55배가 넘는 후한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태희는 “들어가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잘 맞아서 ‘타수를 줄일 수 있는 찬스가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면서 “갤러리들이 ‘들어갔어요’라고 하는 소리에 알바트로스가 된 걸 알았다. 홀인원은 4번 했는데 알바트로스는 처음이라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고 기뻐했다. 이태희는 이날 알바트로스를 앞세워 5언더파 67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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