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문화코드, '기자들이 사는 세상'..대중과 통할까

  • 등록 2014-09-25 오전 7:59:49

    수정 2014-09-25 오전 7:59:49

KBS2 새 드라마 ‘힐러’.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성공한 작품에 법칙은 없지만 실패한 작품엔 공식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소재의 부적절성이다. 흥행 성공과 유독 거리가 멀었던 소재 중에 ‘기자’ 혹은 ‘언론’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올 하반기 TV와 스크린 속 콘텐츠 코드가 ‘기사세(기자들이 사는 세상)’에 맞춰져 있다. ‘스타 방송 기자’부터 ‘인터넷 3류 기자’, ‘열혈 사회부 기자’, ‘정의의 이름으로 싸우는 기자’까지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달라진 뉴스 포맷은 ‘기자들이 사는 세상’을 보여주는데 적극적이다. 과연 대중의 시선은 달라질 수 있을까.

△언론 관련 소재, 왜 밀리나

기자가 주인공이거나 언론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일반적으로 대중의 시선에 ‘거짓’으로 비춰진다. 작품 속 그려진 기자는 영웅에 가까운 정의의 사도였다. 사리사욕에 눈먼 언론인도 등장했지만 결국은 진실을 위해 한 마음이 된 국가와 국민, 이익 단체 등의 훈훈한 엔딩을 그렸다. 드라마나 영화가 허구라는 사실은 모두 알지만, 기자와 언론은 실제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현실 소재인 만큼 희화화된 내용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심적 괴리가 생길 수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설문조사나 통계를 보면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높지 않다. 언론사가 많아지면서 진실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은 자극적인 기사들도 대거 양산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기자가 아니어도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이 확장됐고, 그들이 포털사이트에서 주인공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기 때문에 기자를 ‘프로’로 받아들이지 않는 대중도 생겼다.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현실과 다른 기자, 언론사 풍경을 마주했을 때 오히려 반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BS 새 드라마 ‘피노키오’의 주인공 이종석과 영화 ‘제보자’ 포스터.
△드림팀·팩트로 극복한다

색안경은 벗길 수 있고, 오해는 불식시킬 수 있다. KBS2 드라마 ‘힐러’와 SBS 드라마 ‘피노키오’, 영화 ‘제보자’ ‘내부자들’ 등 올 하반기 대중과 만날 기자 관련 작품들은 저마다의 강점으로 과거 흥행 참패의 고리를 끊을 각오다.

‘힐러’와 ‘피노키오’는 소재에 대한 편견을 넘을 ‘드림팀’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힐러’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와 ‘제빵왕 김탁구’의 이정섭 PD가 손잡았다. 배우 유지태의 6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이기도 하다. 드라마 ‘기황후’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지창욱과 드라마 ‘개과천선’에서 활약한 배우 박민영이 호흡을 맞춘다. 유지태가 맡을 기자 캐릭터는 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했다는 설정으로 긴장감이 실렸고 ‘마음은 A급이지만 늘 B급 취급받는’ 박민영의 캐릭터 설정은 재미를 안길 예정이다.

‘피노키오’는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큰 사랑을 받은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PD가 다시 만난 작품이다. 당시 조연으로 활약한 배우 이종석이 주인공을 맡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도 초능력을 발휘했던 이종석은 ‘피노키오’에서도 남다른 능력을 가진 캐릭터를 소화한다. ‘진실을 쫓는 사회부 기자들의 이야기’는 진부해 보이지만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드림팀이 보여줄 캐릭터 특화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배우 박해일과 유연석, 류현경이 주연한 ‘제보자’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해 대중에게 ‘기사세’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진실 추적극으로 지난 2006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논란이 된 황우석 박사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영화 ‘내부자들’은 권력의 핵심을 배후 조정하는 인물로 거대 언론사의 중견기자의 모습이 담긴다.

JTBC ‘뉴스룸’의 앵커 손석희.
△‘진짜’ 달라진 기자, 영향 미칠까

기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비뚤어진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불통(不通) 시대’이지만 언론이 제 역할을 해내면 대중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이들이 있다. 국내 보도 프로그램의 변화 선봉에 선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이 주인공이다.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은 앵커 복귀 1년 만에 100분으로 확장한 심층 보도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오후 9시 시간대 방송된 ‘뉴스9’를 오후 8시로 앞당겨 속보 위주의 ‘그날의 뉴스’를 전달한다. 이후 9시부터는 주요 이슈를 보다 깊게 분석한 기자들과의 인터뷰, 기획 보도에 집중한다. ‘앵커 손석희’에 대한 신뢰도, 세월호 사고 보도를 계기로 JTBC 뉴스에 대한 달라진 시선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뉴스룸’은 20~40대 시청 층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미국드라마 ‘뉴스룸’과 제목과 포맷까지 비슷한 설정 때문에 더 어린 연령대의 대중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손석희 사장은 “‘믿고 볼 뉴스’가 없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앵커직’이라는 부각되는 특수성 때문에 ‘믿고 본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은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두 다 같이 뛰고 있기 때문에 뻔한 말처럼 들릴 수는 있어도, JTBC 뉴스라면 다르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자 하는 믿음은 분명히 있다. 과연 누가 100분 동안 볼까 걱정도 크지만 진정성은 통하기 마련이더라. 국내 뉴스 포맷도 달라져야 할 때가 왔고 ‘뉴스룸’이 그 선봉에 서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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