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으로 산다는 것③]출연료·기회...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들

  • 등록 2009-03-13 오후 12:27:08

    수정 2009-03-27 오후 6:35:36

▲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배우"라는 한줄을 남기고 세상을 등진 故 장자연 영정사진.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나약하고 힘없는’ 게 신인 연기자들이다.

어느 직업이나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고생을 감내해야 한다. 대부분의 직업에서 신입은 급여는 짜고 일도 익숙하지 않아 선배들보다 더 고생하게 마련이다. 당연히 직장 내에서 나약하고 힘없는 존재다.

신인 연기자들은 특히 더하다. 물론 성공만 하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손에 쥘 수 있지만 가능성을 따지면 아마 1%도 안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신인 100명 중 1명이 톱스타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도 많은 신인들이 화려함을 좇아, 스타의 꿈을 안고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러나 중도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것도 사실이다. 일거리가 꾸준히 있는 것도 아니고 수입이 안정적인 것도 아닌 데다 언제 자신에게 큰 기회가 들어올지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예계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지인들 사이에서 외모도 빼어나고 ‘끼’도 넘친다는 얘기를 듣지만 그런 사람들만 모이는 연예계에서는 웬만하지 않으면 대부분이 평범한 존재 이하로 평가받기 일쑤다.

그 중에서 돋보이는 사람들이 기회를 잡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을 부각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배우 이덕화도 과거 신인 시절 다방에 앉아 있는 손님 등 단역 출연을 한 경험도 많다고 토크쇼 등에서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출연료가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넉넉한 것도 아니다. 방송사와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이하 한예조)가 합의한 출연료 기준표에 따르면 성인 연기자의 등급은 경력에 따라 6등급부터 18등급까지 나눠지는데 신인 연기자에 해당하는 최하 6등급의 경우 70분 분량 미니시리즈의 회당 출연료는 40만원 정도다. 또 신인들에게는 그 액수마저 부담스럽다며 출연료 기준표를 따르지 않고 그 이하로 출연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더구나 신인이 매회 등장하기는 어지간해서는 어렵고 드라마가 새로 시작될 때마다 출연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니 그나마도 꾸준히 받을 수 없다. 한예조 한 관계자는 “연기자 혼자 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 신인들은 대부분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돼 있는데 캐스팅이 소속사와 제작사, 방송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크고 결국 꿈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신인 배우들의 경우 계약조건에 따라 배우들이 받을 수 있는 액수는 대부분 40~50% 정도다.

광고모델 계약을 할 때는 신인도 메인 모델일 경우 6개월에 500만원 정도의 개런티를 받았지만 경제위기로 그 액수도 300만원 안팎으로 낮아졌다. 메인 모델이 아니면 개런티는 100만원 수준이다.

게다가 신인은 등장하는 장면이 몇 번 되지 않더라도 하루 종일 촬영장에서 대기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도 많다. 촬영 당일 첫 신과 마지막 신에만 출연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많은 장면을 소화해야 하는 주연 배우들은 좀 늦게 나와서 자신이 등장하는 장면을 몰아서 촬영한 뒤 되도록 일찍 돌아갈 수 있도록 제작진이 배려해주기도 하지만 신인에게는 언감생심이다.

한 연기자는 “주연 연기자가 촬영 준비를 제대로 해오지 않아 연기가 미흡해 PD가 화가 나면 그 불호령이 신인에게 떨어지기도 한다”고도 했다. 스타급 주연 연기자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없으니 신인이 대신 화풀이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선배 연기자들은 그 신인의 어깨를 두드리며 ‘오늘은 네가 타깃이 됐나보다’라고 위로를 하기도 하지만 억울하고 서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그래도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몫을 다 해내는 신인이 결국은 인정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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