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전쟁]"플랫폼이 창조경제다"

(④-①)'명당을 만드는 게 창조경제'
우리나라 유력 글로벌 플랫폼 플레이어는 누구
  • 등록 2013-07-04 오전 7:00:00

    수정 2013-07-04 오전 7:57:36

IT의 발달로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개별 품질의 퀄리티보다 어느 ‘플랫폼’을 거머쥐었는지가 성패의 요건이 되고 있다. PC용 운영체제(OS) 시장에서 독주했던 MS가 모바일 OS 시장에서는 구글과 애플에 맥을 못 추고 있는 사례에서 보듯, 이러한 변화는 IT 전 분야에 걸쳐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터’를 누가 잘 닦아 사람을 모으는지, OS, 방송, 게임, 전자지불 등 IT 각 분야에 걸친 플랫폼 전쟁을 4회에 걸쳐 짚어 본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외환위기 직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게임을 창업했다. 직원들에게 줄 월급이 없자 돈을 빌려 한양대 앞에서 PC방을 차렸다. 돈 버는 게 쏠쏠해 낮에는 장사에, 밤에는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렸다. ‘주경야독’이었던 셈이다.

PC방 관리 컴퓨터에 빈 자리를 실시간 표시하는 한편 사용한 만큼 과금하는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이때다. 김 의장은 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른 PC방에 나눠 주는 대신 한게임을 초기화면으로 해 달라고 했다. 출시 9개월 만에 한게임은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 플랫폼이 됐다. 이후 네이버와의 합병을 거쳐 오늘의 NHN이 됐다.

◇‘명당’을 만드는 게 창조경제 핵심

‘국민메신저’ 카카오톡도 본질은 김 의장이 1990년대 후반 개발했던 PC방 관리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무료로 서비스를 배포하고 사람들을 몰리게 한 뒤 차례차례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정책기조인 창조경제의 핵심은 이처럼 ‘고기를 잘 낚을 명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플랫폼전쟁’의 저자 조용호씨는 “김 의장의 비즈니스는 유니텔을 만들어 히트쳤던 PC통신부터 초고속인터넷, 스마트폰 시대나 본질은 똑같다.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이라며 “새 정부 들어 창조경제를 이야기하는데 시대의 흐름을 읽고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세계에 통할 가능성이 있는 ‘메이드인 코리아 플랫폼’은 무엇일까. 카카오톡이 최근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NHN ‘라인’은 지난 5월 세계 가입자 1억5000만 명을 돌파한 뒤 일본을 비롯, 남미, 스페인 등지에서 유력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작은 기업들은 골리앗 같은 거대 글로벌 IT 기업들에 맞서 선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100조 원대로 추산되는 이 시장에서 DBMS를 직접 만들어 자급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티맥스소프트는 2003년부터 IBM, 오라클 등 유수의 회사를 제치고 우리나라 미들웨어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게임이나 인터넷 서비스 같은 고객 대상 비즈니스와 달리 외국산 소프트웨어(SW)가 장악하고 B2B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선전은 이례적인 것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현재 일본, 중국, 미국 법인을 두고 일본 노무라증권,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알티베이스, 큐브리드 등도 독자적인 기술을 갖고 국내 시장을 키워가면서 해외 시장을 진출을 엿보고 있다.

렉서스 ‘RX450h’를 개조한 스마트카인 ‘구글카’가 시범운행하고 있다. 구글카는 사람이 없이도 주행할 수 있는 꿈의 자동차로, 다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가속, 감속, 정지에 관한 의사결정을 신속 정확하게 내려야 하는 고차원적인 SW가 핵심이다. 미래 자동차도 결국 하드웨어 경쟁이 아닌 OS 플랫폼 경쟁인 셈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어려운’ 플랫폼 비즈니스 장기 대계 세워야

그러나 국내 플랫폼 비즈니스는 대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수준에 머무는 경향이 있어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운영체제(OS) 같은 분야쪽으로 점차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문송천 KAIST 교수는 “창조경제가 주로 ‘스타트업’ 벤처 중심으로만 논의되는 게 아쉽다”며 “젊은 벤처인들도 자금이 여의치 않다 보니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사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데 국가 프로젝트로 독자 OS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향후 항공, 자동차, 중화학 등은 물론 국방 분야까지 OS 플랫폼 비즈니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데 이대로라면 미국이 패권을 계속 가져갈 것”이라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기술 주권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미래 OS 분야 발전에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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