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 김정욱 “'전문분야 법조인 양성' 취지 살려야”

■만났습니다-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법조유사직역 통폐합 전제로 로스쿨 도입
“소송 비전문가에게 대리권…피해는 국민이”
“로스쿨 다양성 확보 위해 유사직역 통폐합”
  • 등록 2023-12-29 오전 5:30:00

    수정 2023-12-29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형환 성주원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전문분야를 가진 법조인을 대거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변호사 수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말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로스쿨 1기 출신인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지변) 회장은 로스쿨이 도입 취지와 맞게 운영되고 있냐는 질문에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에는 노무사·변리사·행정사·법무사 등 법조유사직역을 통폐합하고 각 분야에서 대리권을 얻기를 원하는 이들이 로스쿨에 와서 소송을 배워 다양한 법조인을 양성하자는 취지로 로스쿨을 도입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로스쿨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법조유사직역을 통폐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이렇게 많은 법조유사직역이 있었던 이유는 변호사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변호사가 3만명이 넘은 상황에서 이처럼 많은 법조유사직역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너무나도 많은 법조유사직역이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법조유사직역을 통폐합하지 않은 채 계속 유지하면 결국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조유사직역은 계속해서 변호사의 영역인 대리권을 요구하고 있다. 법무사들은 2021년 8월부터 개인회생·파산 신청 대리권을 부여받았고 변리사에게 특허소송 대리권을 부여하는 법안 등이 국회 계류 중이다. 김 회장은 “미국 대법관을 만났는데 그가 ‘소송을 배우지도 않은 이들이 소송을 대리할 경우 그 피해는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냐’고 질문하더라”며 “현재 법조유사직역 중 일부는 99%가 시험을 거치지 않고 경력만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다양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다른 목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법조유사직역을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스쿨 초기만 해도 다양한 이들이 입학했다. 나도 엔지니어 출신이고 동기 중에는 회계사도 많았고 40대 중반에 종합병원 외과 과장을 포기하고 입학한 의사도 있었다”며 “그런데 초기 약속처럼 법조유사직역 통폐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변호사 숫자만 늘어나니 로스쿨에 입학할 만한 명분이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조유사직역 통폐합과 함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로스쿨 입학 제도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로스쿨 합격자 중 32세 이상은 전체(2156명)의 5.1%(109명)에 불과했다.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로스쿨의 당초 도입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결국 입학 과정에서 정성지표는 평가하지 않고 정량지표만 높였기 때문”이라며 “예전에는 정성지표를 많이 봐서 사회경력 등을 폭넓게 인정해줬는데 요새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스쿨 입학전형은 2016년부터 교육부 권고에 따라 학점과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을 근거로 계산되는 정량평가 비율을 대거 높였다. 그는 본래 로스쿨 도입 취지처럼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 중심으로 입학전형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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