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열골은 500년 전 조선시대 창원 황씨들이 모여 살던 집성촌이었다. 조선조에 문과 급제자 78명, 공신 2명 등을 배출한 이 일족이 왜구의 침략을 피해 자리를 잡은 터로, 조선 예언서인 ‘정감록’에 소개된 십승지(十勝地) 중 하나다. 십승지는 전쟁과 전염병 등 세상에 난리가 나도 재앙을 피할 수 있다는 천하명당을 일컫는 말이다.
예천 금당실, 부안 변산, 공주 유규 등. 책은 전국 6개 도에 퍼져 있는 십승지 10곳으로 안내한다. 전국의 ‘힐링명소’를 찾아 블로그에 새로운 시각으로 소개해 인기를 누린 현직 기자가 썼다. 지역 소개를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사람들의 뒷얘기를 엮어 튼실하게 살을 붙였다. 정사와 야사가 뒤섞여 읽는 재미가 쏠쏠한 역사기행서다. 경북 봉화 춘양면을 소개하면서 이순신 장군의 삶도 들춘다.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 후 이곳에서 16년을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특이한 마을”이라는 식이다.
책 속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마음까지 정화된다. 십승지는 지리적 특수성과 역사적 이야기뿐 아니라 휴양지로서의 매력도 지닌 곳이다. 저자는 마음의 안식을 찾기 위해 주말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길은 변했지만 치유의 기운은 남아 있는 법. 마음속 고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