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기술이 만나니 밤잠 안 설쳐..스마트팜, 정부 나서야

  • 등록 2015-02-04 오전 1:00:00

    수정 2015-02-04 오전 1:00: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세종시 연동면에서 비닐하우스 딸기 농사를 짓는 장걸순(54) 씨. 장 씨는 다섯 곳에 흩어져 있는 비닐하우스를 돌보느라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았다. 비닐하우스 한 채를 짓는데 2천500만 원 정도 드는데 수시로 나가보지 않으면 밤중에 전원이 나가 온도가 바뀌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장걸순 씨는 “비닐하우스가 전부인데 잘못하면 한순간에 날아간다. 그래서 비닐하우스에서 쪽잠을 잤는데 스마트팜 덕분에 밤샘 대기를 하던 불편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방문한 세종시 연동면 창조마을 시범사업장에는 이 같은 스마트팜이 100개소나 구축돼 있었다. 스마트팜(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은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와 습도, 급수와 배수 등을 원격으로 제어하면서 농작물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해준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을 간단히 조작하면 굳이 비닐하우스에 가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농작물을 돌볼 수 있다. 노동력이 부족한 농촌에서 사시사철, 24시간 비닐하우스 관리가 가능해져 한겨울 농한기에도 토마토와 딸기 등 고부가가치 농작물 재배가 수월해진 것이다.

세종창조마을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장걸순씨(오른쪽)가 부인과 함께 지난 30일 스마트팜을 활용한 편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스마트폰에 있는 스마트팜 관리 앱에 접속하는 게 어렵지는 않을까. 장 씨는 “내가 쉰 넷으로 젊은 편이고 다른 분들은 70. 80대여서 아무래도 미숙하다”면서도 “하지만 전 재산이 달린 문제여서 그런지 배우고 계시다.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손주들이 앱에서 장난을 치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말했다.

연동면에 구축된 스마트팜들은 모두 SK그룹이 지원했다. 상반기 중으로 비닐하우스가 없는 농민들에게 대형 비닐하우스를 제공해 공동 경작하게 하는 ‘창조형 두레농장’도 오픈할 예정이다.

하지만 스마트팜은 아직 가격이 비쌌다. 온도, 습도, 문개폐 센서 등을 통합관리하는 장비가 설치비용까지 포함해 대당 700만 원에 달하는 것이다. 이중 절반은 비닐하우스에스마트팜을 구축해주고 관리해주는 비용으로 연동면의 경우 서동농자재에서 담당했다. 장 씨 비닐하우스 스마트팜도 눈오는추운 날씨 탓에 설치를 맡았던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이 감기에 걸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스마트팜이 잘사는 농촌, 일하기 수월한 농촌으로 가는 계기가 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SK그룹은 이외에도 연동면에 영상보안장치 50대를 설치하고, 태양광 에너지 타운 조성, 스마트 스쿨 도입, 영농기술 테스트베드 구축 등도 추진 중이다.

에너지 타운은 연동면 미호천 제방부지에 만들어지는데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해 주민 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모델이다. 스마트 스쿨은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을 위한 것으로 세종시교육청과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지능형 영상보안 장비는 ‘마을 보안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CCTV 기능이 탑재된 지능형 영상보안 장비를 마을회관과 고가의 농기구가 보관된 창고와 축사 등에 집중적으로 설치해 농작물 도난 등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강이순 연동면장은“과거 농작물 도난 등이 우려돼 집을 비울 때 주변에 부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영상보안장비가 설치된 뒤에는 안심”이라며 “이장 회의 등을 통해 영상보안장비를 어디에 구축할지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창조마을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점 추진하는 정책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세종 창조마을 시범사업 출범식에서 “농업에 과학기술을 접목한 성공모델을 만들어 ‘잘 사는 농촌, 살고 싶은 농촌’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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