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도표 쇼크' 2번 인상 시사한 연준…파월은 시장 달랬다(종합)

연준, 1년3개월 만에 금리 동결
다만 2번 추가 인상 시사 '쇼크'
시장 달랜 파월 "정해진 것 없다"
  • 등록 2023-06-15 오전 5:50:51

    수정 2023-06-15 오전 5:57:33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년3개월 만에 동결했다. 역대급 통화 긴축의 영향을 점검하려는 차원이다.

연준은 다만 점도표를 통해 올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최종금리 전망치를 5.6%까지 높여 잡으면서다. 월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점도표 쇼크’라는 평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2.0%)로 되돌리는 것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음달 금리 인상 여부에는 끝까지 말을 아꼈다. 이 때문에 추후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주목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연준, 연내 2번 추가 인상 시사

연준은 13~14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했다. 이번 긴축 사이클 들어 지난해 3월 처음 금리를 올린 이후 1년3개월 만에 동결로 전환한 것이다.

연준은 1년여 만에 무려 500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그 과정에서 한 번에 75bp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네 번이나 강행했다. 연준이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긴축이다.

이번 FOMC는 시작 전부터 동결 전망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때마침 이번 FOMC 직전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하면서 연준에 부담을 덜어줬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0%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3월(2.7%) 이후 2년2개월 만의 최저다. 이날 나온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간 1.1% 오르는데 그쳤다. 연준은 이번 동결을 통해 그동안 급격한 긴축의 효과를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추가 정보의 정책적인 함의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리 동결보다 더 주목 받은 것은 매파적인 점도표였다. 연준은 이번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최종금리를 5.6%로 내놓았다. 직전인 올해 3월 당시 5.1%보다 무려 50bp 더 높다. 현재 금리가 5.00~5.25%인 만큼 다음달과 9월, 11월, 12월 회의 가운데 두 번은 추가 인상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많아도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점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시장에서는 점도표 측면에서 당초 전망보다 훨씬 매파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FOMC 위원들 18명 중 과반 이상인 9명은 올해 연준 금리를 5.50~5.75%로 예상했다. 심지어 6.00~6.25%와 5.75~6.00%까지 각각 1명, 2명이 나왔다.

근거는 ‘끈적한’ 물가였다. 연준은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 달 전인 3월 3.3%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치는 3.6%에서 3.9%로 높여 잡았다. 연준은 또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4%에서 1.0%로 대폭 상향했다. 실업률 전망치는 4.5%에서 4.1%로 낮췄다. 경기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이는 강경 긴축을 가능케 하는 토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 달랜 파월 “정해진 것 없다”

그런데 기자회견에 나선 파월 의장의 발언 톤은 미묘하게 달랐다. 그는 기자회견 시작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고조돼 있다”며 “다시 2%로 돌아가려면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책무에 가하는 압력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현재 인플레이션은 상방 리스크가 더 높다”며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많은 진전이 없었다”고 했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근원물가 전망치를 석 달 전 3.6%에서 3.9%로 높여 잡았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거의 모든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며 “그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금리 인하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은데 굳이 왜 이번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았냐’는 질문들을 받고서는 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긴축 속도, 긴축 수준, 긴축 기간이 중요하다고 했다”며 “이번 동결은 최종금리에 가까워지면서 인상 폭을 줄이는 일련의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금리 레벨이 어느 정도 높아진 것 같으니, 일단 동결 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멀리 왔다”며 “앞으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겠지만 완만하게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심을 모은 것은 파월 의장이 다음달 FOMC에 대한 힌트를 전혀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점도표상 올해 두 차례 올리려면 다음달 인상은 불가피해 보이는데, 파월 의장은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달 어떤 결정을 할지는 논의하지 않았고 이번에 무엇을 할지를 논의했다”며 “실시간으로 지표를 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성명서와 점도표는 매우 매파적이었지만 파월 의장의 언급은 (시장 입장에서) 다소 낙관적이었다”며 “파월 의장은 다음달 인상 여부에 대해 어정쩡하게 답했다”고 말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새글림베네 수석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언급은 시장은 안심시키는데 도움을 줬다”고 진단했다.

실제 시장은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은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기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 올릴 확률을 58.6%로 보고 있다. 하지만 5.50~5.75%까지 갈 것이라는 베팅은 9~12월 회의 모두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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