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뉴트로]②익선동·롤러장 '新복고 성지'가 뜬다

익선동, 새로운 놀이터로 떠올라
옛스러운 분위기 '커피한약방' 등 인기
주말에 수백명 방문하는 '롤캣'
'도산분식' 델몬트 주스병 "재밌다" 반응
  • 등록 2019-01-18 오전 6:00:00

    수정 2019-01-18 오전 8:27:43

복고 감성이 물씬 풍기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 거리를 구경하는 사람들. 추운 날씨에도 새로운 ‘요즘옛날’ 분위기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사진=이윤정 기자).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인스타에서 봤던 데다. 여기부터 가보자!”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스타일의 가게와 호떡 굽는 냄새 등 옛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거리가 젊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팔짱을 끼고 구경하는 연인들을 비롯해 친구들과 함께 길거리 음식을 먹는 여학생들, 카메라를 들고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망사와 꽃이 달린 모자, 브로치 등 ‘모던걸’ 스타일로 꾸미고 거리를 활보하던 박다현(22·대학생) 씨는 “근처 의상대여실에서 개화기 스타일의 옷을 빌렸다”며 “SNS에서 후기를 보고 따라해봤는데 신선하고 재밌다. 평소라면 절대 입지 않을 옷이지만 익선동 거리에서는 용기가 생긴다”고 말하며 웃었다.

△인싸들의 핫스팟 ‘익선동’…복고감성 ‘커피한약방’

최근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들의 새로운 놀이터로 익선동이 떠오르고 있다. 종로3가역 인근에 있는 익선동 한옥마을은 100년이라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한옥에 들어선 커피숍과 떡집, 수제맥주 가게, 퓨전 레스토랑 등 골목 곳곳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과거 동네마다 볼 수 있었던 오락실도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주말 나들이를 나왔다는 주부 최윤희(43) 씨는 “평소에는 스마트폰 게임을 못하게 하느라 아이와 씨름을 하는데 옛날 오락을 해보라며 동전을 쥐어주니 신나한다”며 “나도 옛날 생각이 나서 좋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3가 뒷골목에 위치한 디저트 카페 혜민당과 커피한약방도 복고감성이 가득한 곳으로 유명하다. 좁은 골목길을 찾아 들어가야 하지만 주말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마주보고 있는 두 곳은 오래된 자개장과 약재수납장 등으로 내부를 꾸며놨다.

근처 도매시장에 뜨게질 실을 사러 왔다가 들렀다는 뉴질랜드 출신의 케트(cat)는 “카페의 인테리어가 정말 재밌다”며 “한국의 전통적인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나에게는 이곳의 분위기가 스팀펑크 스타일(steampunk style·서로 다른 시대의 패션을 섞는 스타일)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3가 ‘커피한약방’ 입구(사진=이윤정 기자).


△다시 태어난 ‘롤러장’…30분 웨이팅 ‘도산분식’

한때 좀 놀던 언니·오빠들은 한껏 멋을 내고 ‘롤러장’을 찾았다. 1980년대를 그린 영화 ‘품행제로’에서도 롤러장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최근 복고 바람을 타고 ‘롤러장’이 다시 부활했다. 어린 학생들에게 ‘실내놀이터’로 각광받으면서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고, 이곳에서 동호회 모임을 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4년 전 오픈한 인천 남구의 롤러장 ‘롤캣’은 2000년대에 생겨난 롤러장의 원조격이다. 힙합가수 빈지노와 힙합크루 AOMG 소속 엘로가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다. 권기범 롤캣 대표는 “롤러장 문화를 모르는 젊은 친구들이 와보고 신기해한다. 막상 타보면 재밌어서 재방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말에는 수백명이 방문을 하고 부모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봄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오픈한 ‘도산분식’은 초록색 점박이 접시에 음식을 담아주고, 보리차는 델몬트 주스병에 내준다. 평일에도 기본 30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이곳을 방문하는 젊은세대는 델몬트 주스병 등을 찍어 후기를 올리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강은영(32) 씨는 “30분 정도 기다려서 떡볶이를 먹었다”며 인증샷을 남겨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추억의 롤러장(사진=뉴시스).
△복고 내세워 상권 부활하기도

복고 감성을 내세워 상권이 살아나기도 한다. 서울 용산구의 열정도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5년 전 20대 청년들이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자개장 문으로 된 화장실, 옛날 게임기 등을 구비해 놓은 주점 ‘다방구’ 등 추억을 떠올려볼 수 있는 가게들이 많아 근처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

서울 종로구 서대문여관과 보안여관은 30년이 넘은 건물의 외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게스트 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구한말 콘셉트로 사진을 찍는 대구 산격동사진관은 1년 만에 서울과 부산 지점을 오픈했다.

익선동의 오락실(사진=이윤정 기자).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옥카페(사진=이윤정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3가의 디저트 카페 혜민당(왼쪽)과 커피한약방(사진=이윤정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산분식’(사진=이윤정 기자).
‘도산분식’의 델몬트 주스병(사진=이윤정 기자).
개화기 의상(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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