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금은 전세계를 호령하는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가 된 테슬라 모터스가 지난 2013년초 파산보호(챕터 11) 신청 직전까지 내몰렸고, 이 과정에서 엘런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에 회사를 매각할 뻔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3년 5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한 테슬라가 실적 발표 몇 주전까지만 해도 파산보호 신청을 고려하는 단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뒤 플래그십 세단인 `모델S`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났고 회사는 안정적인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주가는 이후 5배나 껑충 뛰었지만, 2013년초 테슬라는 선주문 물량을 실제 주문으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차량 소프트웨어나 인테리어 등은 대부분의 고급차에 비해 뛰어났지만, 주차 센서와 레이더로 지원하는 크루즈 컨트롤 등은 BMW나 벤츠 등에 비해 모자라는 모습을 보인 탓이었다.
당시 머스크는 50억달러였던 회사 몸값에 약간의 프리미엄(웃돈)을 붙여주는 동시에 공장 설비 확대를 위해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인수 이후에 구글이 3세대 전기차 생산 이전까지 회사를 폐쇄하거나 매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 아울러 페이지 CEO가 직접 8년간 회사를 운영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이에 대해 페이지는 전반적인 내용에 동의했고 매각은 이뤄지는 듯 했다. 실제 몇 주일 뒤에는 머스크와 페이지, 구글측 변호사까지 모여 매각의 구체적인 조건들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어 가지 이견을 보인 내용들이 있었지만 협상은 계속됐다.
이에 대해 테슬라와 구글측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페이지 CEO도 “루머에 대해 일일이 답하고 싶지 않다”면서 “자동차 회사는 구글이 잘할 수 있는 것과는 꽤 거리가 있다”며 사실상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