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사태' 미얀마 진출 韓 유통기업 어쩌나

군부vs시위대 갈등, 유혈사태로까지 번져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계엄령 내려진 상황
CJ제일제당·롯데제과 “공장 영업에 차질 없어”
롯데GRS “현지 판단 하에 10여 곳 휴점 중”
  • 등록 2021-03-09 오전 7:30:00

    수정 2021-03-09 오후 9:53:12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와 이에 따른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미얀마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유통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지 공장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안전 문제가 불거진 건 아니지만 혼란이 장기간 지속되면 생산 및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미얀마 양곤에서 경찰이 분사한 최루 가스를 맞는 반군부 시위대.(사진=AFP)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얀마 양곤에서 식용유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얀마는 2016년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틸라와 경제특구에 가정용 식용유 제품을 연간 약 2만톤(t)까지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했다. CJ제일제당이 현지에 진출할 당시 미얀마 식용유 시장은 약 1조 3000억원 규모 수준이었다.

현재 양곤엔 지난달 8일부터 군부의 계엄령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달 1일 새벽 군부는 지난해 총선 결과에 불복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실권자였던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들을 구금했다. 이에 반발한 미얀마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현지에선 유혈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상황이 파국을 치닫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당장은 현지 공장 운영과 원료 수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장이 시 외곽에 떨어져 있어 충돌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지 주재원들과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모두 안전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상황이 악화할 때를 대비해 주재원을 국내로 송환하는 계획도 마련한 상태다.

다양한 그룹사가 미얀마 현지에 진출해 있는 롯데그룹의 속앓이도 상당하다. 미얀마 현지 매출이 크지 않은 수준이더라도 쿠데타에 따른 갈등이 장기화하면 손실이 불가피한 탓이다. 현재 미얀마 현지에는 롯데호텔·롯데GRS·롯데제과 등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 미얀마 유지공장(사진=CJ제일제당)
롯데호텔은 2017년 양곤에 8번째 해외 체인 호텔인 ‘롯데호텔 양곤’을 개관했다. 지하 2층, 지상 15층 규모로 객실 343실을 갖춘 호텔동과 지하 1층, 지상 29층에 객실 315실이 마련된 서비스아파트먼트로 구성됐다. 롯데호텔 양곤은 양곤의 유일한 특급호텔로 사업차 양곤을 찾는 기업인과 바캉스를 즐기는 상류층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롯데호텔 양곤은 주미얀마 미국 대사관과 인접해 있는데다 시위 초기부터 입구 근처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면서 “식수 등도 차질 없이 보급하고 있으며 현지 주재원들과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제과는 2018년 현지 1위 제과업체인 ‘메이슨’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얀마 제과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롯데제과는 시위가 격해지면서 일부 유통에 차질을 빚고 있으나 공장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롯데제과 또한 3명의 주재원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롯데GRS는 2013년 현지 외식 업체 ‘마이코’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현지에서 ‘롯데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미얀마 현지 매장은 양곤을 중심으로 35개가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쿠데타가 발발한 2월만 하더라도 영업에 큰 지장이 없었으나 이달 들어 갈등이 심해지며 현지 마스터 프랜차이즈의 판단하에 10여 곳이 자체 휴점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쿠데타와 시위대의 갈등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군부는 지난달 8일에도 양곤과 만달레이 등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한 데 이어 조만간 계엄령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미얀마 한국 대사관은 “계엄령이 조만간 선포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라며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길어지면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영준 경희대 미얀마연구센터장은 “당장 유혈 사태로 치안 문제가 불거진 만큼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미얀마에 노동집약적 공장을 둔 의류 업체 등 중소기업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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