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한국 반발보다 미국 우려 의식"

니혼게이자이 "기시다, 발표 전 미국에 사전 설명" 보도
"미국 한일갈등 우려에 사전 대응 성격"
"한국 독자 주장 수용할 수 없다"
  • 등록 2022-01-30 오전 10:43:56

    수정 2022-01-30 오전 10:43:5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한다고 발표하기 전 미국 측에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사도 광산의 갱 내부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최소 1200명 이상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 곳이다.(사진=교도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지난 28일 저녁 사도 광산 관련 발표를 하기 전 당일 아침부터 주일본 미국대사관의 레이먼드 그린 수석 공사에게 사전에 설명했다.

일본이 당사국도 아닌 미국에 사도 광산과 관련한 사전 설명을 한 것은 미국 측이 한일 갈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1일 기시다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회담 후 일본 외무성과 자주 접촉하는 미 국무부 관계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동맹이 마주하고 있는 지금 한국과 일본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은 곤란하다”는 메시지를 일본 측에 전했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으로 총리가 우려한 쪽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하는데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으로 한일관계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외교부는 기시다 총리의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 발표 직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시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키로 한 것은 강한 유감”이라며 “이같은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미국 쪽 동향에 신경을 쓰던 기시다 총리는 지난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어봤다. 아베 전 총리는 “미국은 사전에 말하면 난색을 보일 것이 당연하다”며 “1년 반은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내달 1일 유네스코에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공식 추천하면 1년 반 정도 뒤인 내년 6~7월께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그때까지 미국의 압박과 한국의 반발을 견디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아베 전 총리는 2015년 조선인 징용 현장인 군함도가 포함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경위를 언급하면서 당시 외무상이었던 기시다에게 “당시도 그랬지 않느냐”며 “(한국이) 역사전쟁을 걸어오고 있으니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지난 28일 밤 기자들에게 한국 외교부가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천과 관련해 중단을 촉구한 것에 대해 “독자적인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한국 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무상은 다만 세계유산 등재 추진 때 관계국과 협의가 장려된다면서 “한국과도 성실히 대화해 냉정하고 정중히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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