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닮아가는 챗GPT가 무서운 이유[김현아의 IT세상읽기]

①검색→명령→액션의 시대로
②초개인화
③초거대 언어모델이란 인프라
  • 등록 2023-06-24 오후 1:41:35

    수정 2023-06-24 오후 1:41:3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가장 큰 위협은 챗GPT 플러그인입니다.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로 모바일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것과 비슷하죠.”

오픈AI가 지난 달부터 유료인 챗GPT 플러스 사용자들에게 제공 중인 ‘플러그인’ 서비스가 애플 앱스토어 같은 앱마켓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챗GPT 플러그인 서비스는 아이폰에 앱을 설치해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는 것처럼, 챗GPT 사용자들이 비용을 추가로 내고 다양한 서비스를 챗GPT 창에서 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단순한 채팅이 아니라 음식 조리법에 대해 물어보고 배달받을 수 있거나(Instacart), 실시간 주식·암호화폐 관련 투자 데이터를 제공받거나(Savvy Trader AI), 항공편과 호텔 예약을 간편하게 하거나(Trip)하는 일들이 가능합니다.

월 20달러를 내면 쓸 수 있는 챗GPT 플러스 자체는 궁금함을 답해 주거나 리포트를 써주는 데 있어 무료인 챗GPT보다‘더 빠르다’ 정도이지만, ‘플러그인’ 서비스를 쓸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챗GPT만 쓰면 여름휴가 일정을 짜주거나 호텔이나 레스토랑을 추천해주는 게 끝이라면, 플러그인을 이용하면 ‘내일 제주도로 가고 싶다’고 명령하면 비행기나 숙박까지 예약해주는 식입니다. ‘액션’까지 해주는 것으로 바뀐 셈이죠.

플러그인 서비스는 현재의 앱 생태계를 AI 앱 생태계로 바꿀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①검색에서 명령, 액션의 시대로 바뀌는 흐름 ②초개인화라는 장점 ③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는 초거대 언어모델이란 인프라 때문입니다.

①검색→명령→액션의 시대로

처음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각 사이트별 도메인을 외우기 어려워 검색 포털을 이용했죠.

그런데 특정 키워드를 입력해 답을 찾는 검색 습관은 지난해 11월 채팅봇 챗GPT가 나오면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네이버 설립연도’라고 검색창에 묻는 게 아니라 ‘네이버 설립연도는 언제야’라고 물으면(명령하면) 답해주고, 연속해서 ‘무슨 사업을 하는 회사야’ 이렇게 다시 묻는 시대가 된 겁니다.

물론 컴퓨터 검색의 시대가 명령의 시대, 대화의 시대로 바뀌면 검색 기반 광고가 전체 매출의 81%(‘21년 기준)에 달하는 구글로선 핵심 비즈니스모델이 흔들리는 셈이지만요.

그런데 ‘플러그인’이 합쳐지면 컴퓨터에 명령하는 걸 넘어 액션까지 해주는 시대가 열립니다.

마치 자동으로 티켓 예약을 해주는 것처럼요. 로봇과 결합하면 오프라인에서도 대중화될 것 같습니다.

②초개인화

‘플러그인’이 무서운 이유는 초개인화하기 적합하다는 점도 있습니다.

챗GPT의 플러그인 서비스들도 현재의 앱스토어처럼 뒷 단에 광고도 붙이고 일부 유료화도 하는 모델일 듯하지만, 애플 앱스토어가 그저 수수료만 받는 앱 장터(앱 백화점)역할만 했다면, 챗GPT 같은 생성형AI와 서비스를 연동하는 플러그인들은 다릅니다.

챗GPT라는 채팅봇에서 끊임없이 내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다 보니, 인공지능(AI)은 자연스럽게 내게 꼭 맞는 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게 되죠.

고위 공직자나 회사 임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AI 비서 한 명을 두게 되는 시대가 열립니다. 그리고, 그 비서는 인간보다 더 잘 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는 챗GPT 생태계, 구글 생태계, 네이버 생태계 등 초거대AI 모델을 가진 회사를 중심으로 거대한 온·오프라인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체 생태계 모델에 뛰어든 초거대AI 개발사는 네이버, KT, LG, SKT, 카카오 등 5개사입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자체 모델을 개발 중인 나라는 미국, 중국, 우리나라, 이스라엘 정도입니다.

③초거대 언어모델이란 인프라

출처: KT융합기술원 장두성 박사


챗GPT 플러그인 스토어 처럼 모든 IT 회사가 AI포털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기존 AI 개발사들과 초거대AI 모델을 가진 회사의 개발 방법의 차이가 보입니다.

자체 모델 ‘믿음’을 개발한 KT 융합기술원 장두성 박사는 “초거대AI는 별도의 추가 학습 없이 하나의 모델에서 번역, 요약, 분류 등을 수행하는 멀티태스크 능력이 초기 AI와 가장 큰 차이”라면서 “덕분에 인식/이해, 생성, 이미지, 비디오 등으로 나가는 범용화된 파운데이션 모델로 진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신경망을 무한대로 키우고 데이터만 충분하다면 성능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체 모델을 가진 회사들만이 AI포털이 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고 할 수 있겠죠. 챗GPT, MS, 구글, 화웨이 등과 국내 5개사(네이버, KT, LG, SKT, 카카오) 정도가 후보입니다.

그런데 이는 두려움을 줍니다. AI포털 생태계에 제때 올라타지 못하면 5년~10년 안에 해당 서비스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머스앱, 배달앱, 택시앱, 금융앱, 주식투자앱, 여행앱, 법률앱, 뉴스앱 등 어떤 비대면 플랫폼도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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