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파격행보, 인사 유감 표명에서 靑지하벙커 안내까지(종합)

27일 여야 4당 대표 초청 청와대 상춘재 만찬회동
2시간 이상 안보의제 핵심 화두로 허심탄회한 대화
전쟁방지 노력·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 주요 성과
  • 등록 2017-09-28 오전 6:00:00

    수정 2017-09-28 오전 6:00:00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만찬 회동을 마치고 청와대 ‘벙커’로 불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를 방문, 권영호 위기관리 센터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파격적인 협치행보를 선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와 만찬회동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취임초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문 대통령은 최근 내우외환의 상황에 처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부결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여소야대의 벽을 절감했다. 또한 북미간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 야당이 이른바 코리아 패싱(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대한민국 소외 현상)을 거론하면서 정부를 압박해온 것도 부담이었다. 내치는 물론 외치에서마저 위기상황이 지속되면서 문 대통령은 파격소통과 탕평인사로 쌓아뒀던 점수를 까먹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난국타개를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협치’였다. 성과는 적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파격적인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미애 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만찬회동에서 한반도 전쟁방지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 등을 골자로 하는 5개항에 합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규탄과 비핵화 촉구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과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 전쟁 방지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국회의 초당적 역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의 조속한 구성 등의 문제에서 야당 대표들과 큰 틀의 합의를 이룬 것.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들의 회동결과가 공동발표문 형식으로 언론에 공개된 것 역시 문 대통령의 통큰 결단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취임 이후 일부 인사실패에 대해 여야 4당 대표들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만찬회동 직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인사문제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유감을 표명할 때는 유감을 표명하고 부족한 부분은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5대 인사원칙 파기 논란은 물론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낙마 사태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고개를 숙인 것이다. 정부여당을 향해 공세를 펴던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스스로를 낮춘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만찬회동 직후 예정에 없던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여야 4당 대표와 방문했다. 이른바 청와대 지하벙커로 불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한 것은 북핵위기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 문 대통령은 만찬회동 이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여야 4당 대변인이 공동발표문 문항을 조율하는 동안 “벙커를 한 번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여야 4당 대표들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권영호 위기관리센터장으로부터 최근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들었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은 청와대 지하벙커로 안내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한반도 안보위기가 엄중한 만큼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여야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대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여야 협치 의지는 넥타이 선택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른바 넥타이의 정치학이다. 19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나란히 자리를 함께 한 문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다소 어색한 만남이었지만 묘하게도 초록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다. 초록색이 국민의당의 상징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이 국민의당을 배려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회동을 물밑에서 조율했던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마저 녹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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