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황 둔화 공포`, 일단 진정됐지만…무역전쟁은 변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이틀간 3.2% 하락후 1% 반등
코웬앤코 "펀더멘털 양호", 크레센드 "제품값 하락 없어"
대형 반도체칩업체 브로드컴은 4분기 실적전망 상향
글로벌 반도체산업 매출도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
무역전쟁 충격은 우려…KLA텐코 "반도체업에 큰 위험"
  • 등록 2018-09-08 오후 12:25:05

    수정 2018-09-08 오후 12:25:45

전세계 반도체 매출액 및 전년동월비 증감율 추이 (그래픽=WSTS)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에서 촉발된 반도체주(株) 급락세가 사흘만에 진정 기미를 보였다. 반도체업종을 둘러싼 비관적인 전망을 반박하는 전망이 쏟아진 가운데 대형 반도체칩 제조사인 브로드컴의 다음 분기 매출액 전망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반도체주 매기가 다소 살아났다. 그러나 고조되는 무역전쟁으로 인해 반도체주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편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 하락세가 잠잠해졌다. 최근 이틀간 3.2%나 급락했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 올랐고 반도체주 하락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0.47% 반등했다. 마이크론은 전날 15%나 급락했고 인텔과 브로드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KLA텐코 등의 주가가 일제히 추락했었다. 그 여파로 전날 아시아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6%, 3.7% 떨어졌고 타이완 TSMC 등도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업종에 대한 우려는 미국에서 촉발됐었다. 모건스탠리는 “PC, 모바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최근 2주간 악화됐고 재고가 실제로 쌓여 있다”며 “3분기 반도체 가격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노무라증권도 반도체 칩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KLA텐코 브렌 히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씨티글로벌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9월 들어 메모리칩 수요가 가뭄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반론들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날 매튜 램지 코웬앤코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주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낙관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D램시장의 펀더멘털은 앞으로 2~3분기 정도는 더 견실한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론에 대해서도 “3D 낸드분야에서 마이크론이 가지고 있는 선도적인 비용구조가 저평가돼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에릭 로스 크레센드증권 애널리스트도 “마이크론 주식을 공포에 팔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D램시장에는 재고 이슈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주요 제품 가격 하락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D램 제조업체들이 8GB PC용 D램을 할인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년도 신제품 출하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반도체 업황 전망에 따라 심하게 흔들렸지만 결국 이는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한 탓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마이크론 주가는 최근 12개월간 36%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17%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이날 공개된 반도체 기업 실적 호조도 한몫했다. 아마존과 구글 알파벳 등에 칩을 공급하는 브로드컴은 이날 “데이터센터 반도체 수요가 강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 회계연도 4분기(8~10월) 매출액이 5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53억6000만달러에 불과한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호실적이다.

반도체 산업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건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5일 반도체산업협회(SIA)가 공개한 7월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395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7.4%나 늘어났다. 이는 6월에 비해서도 0.4% 더 높아진 것이다. 존 노이퍼 SIA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 반도체 산업은 7월에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며 “중국과 미국에서 20% 이상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도 매출 증가율은 11.7%에 이르렀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도 올해 글로벌 반도체칩시장 규모 전망치를 두 달만에 다시 상향 조정했다. 올해 4770억달러로 작년보다 15.7%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다만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의 암운이 반도체업종에도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한 편이다. 이날도 오레스트 돈젤라 KLA텐코 선임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타이완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에 참석, “미국 정부가 중국 수출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지속한다면 이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는 미국 경제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며 반도체칩과 장비 수출로 큰 돈을 벌고 있는데 백악관이 이를 왜 위축시키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중국 반도체업체들의 반도체 장비 구매액은 80억달러에 이르는데 이중 상당부분이 미국 업체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KLA텐코는 세계 1위 반도체 검사장비업체로, 삼성전자와 TSMC는 물론 중국 주요 반도체업체들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KLA텐코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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