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언론 오보 "방치"..투자자보호 외면

휴대폰사업 관련..납품업체까지 피해 예상
  • 등록 2003-01-15 오전 10:29:37

    수정 2003-01-15 오전 10:29:37

[edaily 김수헌기자]삼성전자(05930)가 휴대폰 사업과 관련한 중대 오보기사가 국내외 언론과 애널리스트들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데도 이를 방치, 투자자들의 큰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언론의 오보에 더해 이를 인용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리포트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우리 책임이 아니다"며 관망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의무마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삼성전자와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한 언론매체가 삼성전자의 중국 텐진법인이 중국정부로부터 중국 내수시장에 GSM 휴대폰을 팔 수 있는 영업권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다른 국내 언론과 일부 외신이 이를 받아 "GSM영업권 획득"이라는 기사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텐진법인에서 생산하는 GSM휴대폰은 전량 중국외 지역으로 수출해 온만큼, 중국정부로부터 거대 내수시장 영업권을 획득했다는 것은 큰 뉴스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같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 관계자는 "국내 구미공장에서 중국에 수출하던 GSM휴대폰에 대해 중국정부가 수입쿼터량을 1회에 한해 다소 늘려준 것일 뿐"이라면서 "텐진공장 생산물량은 여전히 중국내수 판매가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내수 영업권 획득을 위해 현재 다각도로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언론을 담당하는 홍보 총괄부서는 정확한 내용을 알고도, 대외에 알리지 않았다. 때문에 주요 증권사의 휴대폰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인용, 영업권 획득 효과를 분석한 리포트까지 시장에 배포,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삼성전자 GSM 휴대폰의 경쟁력 제고에 따른 판매증가와 함께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입을 혜택을 거론하며, 이들 업체들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이에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수혜주로 거론된 I사, Y사 등의 주식매집에 나서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가 상승반전하는 등 5~6개업체가 동반상승세를 탔다. 이런 와중에 모 애널리스트는 장황한 분석 리포트를 내놓았다가 뒤늦게 정확한 내용을 알고, 황급히 리포트 내용을 취소하는 해프닝도 벌였다. 문제는 투자자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오보사실을 삼성전자가 알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오보를 낸 언론이 1차적 책임이며, 이를 믿고 분석한 애널리스트도 잘못된 게 아니냐"면서 "리포트를 낸 애널리스트나 기자가 피해본 게 있느냐"고 되물을 정도로 투자자 피해는 중요치 않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같은 큰 시장에 휴대폰 영업권을 획득했다는 것은 투자판단에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으며, 그게 사실이 아닌데도 언론보도나 증권사 분석리포트가 나올 경우 오보임을 명확하게 알리는 게 정도(正道)"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16일 IR때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면 해명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때면 이미 투자자들에게는 때늦은 시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확한 분석과 정보, 전망을 내놓아야 할 애널리스트들이 입을 자존심과 명예손상도 가볍지 않는 것이다. I사 주식을 샀던 한 투자자는 "사소한 것도 아닌 명확한 중대 오보를 그대로 방치하는 행위야 말로 투자자를 기만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알고도 묵인한 삼성전자는 주주소송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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