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반환점)③주가로 본 성적은

주가로만 보면 A학점..출범후 거의 두배 상승
경제체질도 강화해 체감지수 높이는 게 과제
  • 등록 2005-08-24 오전 11:05:00

    수정 2005-08-24 오전 11:10:29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지난해 새해벽두. 당시 홍보수석이었던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올 상반기안에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기세좋게 올라갈 것만같던 주가는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4월 939포인트를 정점으로 급락해 같은 해 8월에는 713선까지 주저앉고야만다.

망신살이 뻗쳐서였을까.

인위적인 경기부양이나 주가올리기는 절대 없다고 공언하던 청와대는 주가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다. 지난해 7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벤처활성화대책이 발표되고 부동산시장을 배회하는 자금을 증시로 쓸어담기 위한 대책이 줄을 이었다.

두더지잡기식 부동산 대책은 아직도 미완이다. 부동산시장은 이달말 발표될 개정 완결판이 어떤 내용으로 나올 지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이 결과로 비록 시기는 틀렸으나 주가는 지금 이 비서실장 내정자의 예측대로 1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지난12일에는 1130.22포인트를 기록해 사상최고치(94년11월8일 1138.75포인트)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저금리는 주가가 오르는 데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어쨌든 참여정부 반환점에서 주가로 본 성적은 A학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2003년 2월25일 종합주가지수는 592.25포인트였으니 2년반만에 거의 두배가 뛴셈이다.



 
 
 
 
 
 
 
 
 
 
 
 
 
 
 
 
 
 
 
 
 
 
 
 
 
 
 
 
 
◇증시 체질 강해졌다

과거 정권을 돌이켜보면 증시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전반기에 상승세를 보이다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약세를 나타내는게 일반적이었다. 정권 교체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경우 정권 교체 초반에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그친 것도 아니고 주가 수준 역시 사상 최고치를 바라볼 정도로 높이 올라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됐고 정부의 정책과 상관없이 증시 투자문화가 바뀌었다. 위험자산으로만 여겨졌던 주식이 이제는 저축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고 적립식 펀드를 통해 매달 뭉칫돈이 증시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갈곳없어 떠도는 시중 자금을 증시로 유도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참여정부 임기동안에는 정치적인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간접투자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증시기반이 크게 확충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은 이머징마켓 트렌드

이와 함께 글로벌 증시의 흐름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 그동안 유독 한국 증시만 오른게 아니다. 이머징마켓이 전반적으로 같이 올랐다.

최근 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들어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 이머징마켓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우는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이머징마켓이 동반 상승한 이유는 우선 이들 국가가 자본 개방 초기단계에 있어 유동성 효과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투자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외국 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 몰리면서 수급상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

한국의 경우 외국자본에 증시를 개방한지는 오래됐지만 이머징마켓에 속하는 만큼 동조화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강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세계 경제의 성장축이 변화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머징마켓이 부각되고 있는 것.

실제로 이머징마켓지수가 고공행진을 펴고 있는 반면 MSCI 선진국 지수는 고점에 비해 70% 수준에 불과하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멕시코는 산유국이고 한국은 세계 4위의 석유 수입국임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시대에 양국의 주가는 올들어 같은 흐름을 보였다"며 "증시가 국가별 차이에 따라 움직였다기 보다는 이머징마켓이라는 큰 틀 안에서 동반 상승했다는 점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체감지수도 높이는 게 과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어섰다고해서 낙관만은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주가가 오른 궤적을 살펴보면 경제체질이 강화돼 실물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선순환적 흔적이 약해서다.

실제 실물경기는 사상최고치를 엿보고 있는 주가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참여정부는 집권전이나 초기 연7%의 경제성장과 50만 일자리를 장담했지만 정확하게 2년반이 지난 지금의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집권초기인 2003년에는 경제성장률이 3.1%에 그쳤고 지난해 4.1%로 잠시 나아지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3%로 추락했다. 설비투자도 지난95년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0.5%증가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잘 살게 해주겠다던 참여정부의 공언이 무색할 정도다. 그럼에도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설비투자를 꺼리는 기업들이 주식 발행은 커녕 자사주매입등으로 공급물량은 크게 감소한 반면 저금리, 부동산시장 압박등으로 자금이 증시로 속속 유입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가는 1000포인트를 넘었으나 일반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여전히 1000포인트를 밑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유동성을 근거로 한 주가상승은 균형이 깨질 경우 언제든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주가의 거울인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단계적 상승이 가능하고 개미들의 체감지수도 높여 소비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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