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앞으로 1년은 한은의 진정한 실력 검증 받는 한 해가 될 것"

한은, 창립 제73주년 기념사
"물가·성장 상충관계, 중앙은행 능력 명확히 드러날 것"
비은행 감독권 없다는 이유로 방치해선 안돼…필요하면 제도 개선해야
경상수지 흑자 등 경제구조 달라져, 유동성 흡수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은사'에서 '시끄러운 한은'으로…인재 확...
  • 등록 2023-06-12 오전 10:00:00

    수정 2023-06-12 오후 7:32:25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앞으로의 1년도 녹록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의 진정한 실력을 검증받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 신축본관 포디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73주년 창립 기념사를 통해 “지난 1년간은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공통적으로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고 물가안정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으나 올해는 국가별로 물가오름세와 경시 상황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trade-off)에 따른 정교한 정책 대응이 중요해졌고 그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은 아직 더디게 둔화되고 있어 안심하기에 이른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리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용해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주택시장의 부진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부문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 시계에선 유관기관과 협력해 가계부채의 완만한 디레버리징 방안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3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출처: 한은)
이 총재는 새로운 환경에 맞게 과감히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은행의 수신 비중이 이미 2000년대 들어 은행을 넘어섰고 한은 금융망을 통한 결제액 비중도 지속적으로 커져왔으며 은행과의 자금거래 확대로 은행-비은행간 상호연계성도 증대됐다”며 “비은행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감독기관과의 정책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통해서라도 금융안정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내외 경제 구조가 달라져 경상수지 흑자 구조, 적정 유동성 규모 등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 유동성 조절도 흡수 일변도에서 벗어나 탄력적으로 제도나 운영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뱅크런에 대비한 상시적 대출제도 등 위기 감지 시 즉각 활용한 정책 수단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재는 내부 경영과 관련 조직 문화 개선, 급여 인상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은사’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끄러운 한은’을 향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급여 문제나 권한의 하부위임, 워크 다이어트 등과 관련해선 아직 그 성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한은은 지난 수십 년간 최고 수준의 인재를 손쉽게 불러 모을 수 있었으나 민간부문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수 인재 확보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급여와 복지 수준이 이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은 임직원의 급여는 기획재정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해 한은이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못한다.

또 그는 “‘한은에서 10년 동안 훈련받은 직원이라면 믿고 스카우트하고 싶다’는 말이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투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하위 직급에서부터 주요 결정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직무 권한을 실제적으로 하부 위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업무 지시에 대해 ‘왜요?, 제가요? 지금요?’라고 되묻는 경향이 많다고 들었는데 한은에서 이러한 질문을 더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며 “상사의 지시라면 수긍하기 어려워도 분위기를 고려해 그냥 받아들이던 자세에서 벗어나 이를 바꾸기 위해 젊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관행에 도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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