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제약 본격 진출..'10년 대계' 시작됐다

(종합)CMO사업 합작사 설립..2013년 생산시작
2016년에는 바이오시밀러 첫 작품 탄생
"궁극적으로는 신약 개발이 목표"
  • 등록 2011-02-25 오후 12:21:16

    수정 2011-02-25 오후 2:20:14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삼성이 바이오 제약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 그 첫 걸음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사업이다.

삼성은 바이오제약 산업 중 조기산업화가 가능한 CMO부터 시작해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신약 개발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차근차근 기초 체력부터 다진 뒤 점차 '큰 물'로 가겠다는 복안에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10년 후 먹거리'를 강조하면서 "바이오 제약은 삼성그룹의 미래"라고 역설한 데 따른 '큰 그림'의 윤곽을 처음으로 드러낸 것이다.

◇ 왜 위탁생산(CMO)사업인가
삼성은 25일 세계적 바이오제약 서비스업체인 미국의 '퀸타일즈'와 자본금 3000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합작사에는 삼성전자(005930)가 40%, 삼성에버랜드가 40%, 삼성물산(000830)이 10%, 퀸타일즈사가 10%의 지분을 오는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자키로 했다.

삼성은 가장 먼저 추진하는 분야는 CMO 사업이다. CMO 사업이란 기존 바이오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다국적제약사들과 계약을 맺어 제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제조업 분야의 주문자생산방식(OEM)과 유사하다.

삼성이 CMO 사업을 우선 선택한 것은 바이오 사업의 특성상 투자 규모가 크다해도 신약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측면 때문이다. 더욱이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첫술에 배부르는'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대체적으로 항체의약품을 생산하는 동물세포 배양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3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현재 세계적으로 다른 기업의 제품을 생산해주는 CMO업체로는 베링거인겔하임, 셀트리온, 론자 등 3곳에 불과하다.

이번에 설립되는 합작사는 인허가 등 부지 관련 행정절차를 끝낸 뒤 올 상반기중 바이오 의약품 생산플랜트 건설에 착공해 오는 2013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 및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내 건설될 생산플랜트는 3만 리터급 동물세포 배양기를 갖춘 시설로, 국내 선두업체인 셀트리온(14만리터급)이나 베링거잉겔하임(18만리터급)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김태한 삼성전자 신사업팀장(부사장)은 "비교적 조기에 사업화가 가능하고 바이오제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미국 식품의약국(FDA)나 유럽 의약품기구(EMA) 기준을 충족하는 플랜트(공장)를 지을 것"이라며 "오는 2020년에는 CMO 분야 매출이 1조8000억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 10년 후를 예상한 '바이오 먹거리 3단계 전략'

삼성은 CMO 사업과 함께 삼성전자를 통한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병행 추진해 오는 2016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란 '복제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약과는 대조적으로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과 똑같이 만드는 의약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바이오시밀러 1호 제품으로 림프암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리툭산'을 개발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글로벌 임상시험을 거쳐 오는 2016년에 이 제품을 내놓고, 이후 바이오시밀러를 대량생산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장기적으로 바이오신약 사업에도 진출해 삼성의료원의 치료사업, 바이오제약사업, 삼성전자의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사업 등 의료관련 사업의 융복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태한 신사업팀장은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며 "CMO사업 등에 필요한 제조시설을 갖추는 것이 1단계,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2단계이고, 1단계 생산과 2단계 제품개발 능력을 합쳐 신약을 만드는 것이 마지막 3단계"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어 "신약은 개발하기 까지 10년, 바이오시밀러는 5~6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뿐 아니라 바이오신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해 5월 친환경 에너지 및 헬스케어 관련 신사업에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중 바이오제약 산업에도 2020년까지 2.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포함됐었다.

◇ 삼성에버랜드, '꿈' 이룰까 이번 합작사 설립에서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전자와 동일한 규모의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에버랜드는 CMO 사업 기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김 팀장은 "신사업팀이 지난 2008년초 본격적으로 활동할 때 에버랜드의 바이오관련 인력이 공동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버랜드는 그린 바이오로 불리는 농업용·식품용 바이오 분야에 강하다"며 "이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CMO사업 기획을 공동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오 사업의 특성상 한 회사가 바이오시밀러 개발, 생산, 판매, 신약개발 등 모든 부문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더욱이 에버랜드는 미래성장에 대한 요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비전2020'을 발표하면서 매출 2조원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매출 8조원대로 끌어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용인자연농원 시절부터 축적해 온 바이오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버랜드는 이미 식품안전을 위한 다양한 세균학적 검사 능력을 갖고 있으며, 단백질 정제·유전자 조작 등 바이오 사업에 필수적인 석박사급 인력 15명을 보유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 93년 잔디환경연구소에서 벡터(유전자 운반체)를 개발했고, 지난 99년부터 유전자 재조합 기술, 미생물 배양기술 등 기술 식품연구소를 운영중이다.

김 팀장은 "삼성에버랜드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갈증이 다른 계열사에 비해 남다르다"며 "이부진 에버랜드 사장도 이번 결정 과정에서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일문일답]삼성 "바이오시밀러 합작사도 검토" ☞삼성 "바이오의약품 공급과잉 없을 것" ☞삼성, 바이오제약 사업 본격 진출(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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