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에서도 '스크린 쿼터제' 같은 게 필요할까…'권고' 조항 논란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 모습.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중 소관 상임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구글 인앱결제강제 방지법’을 통과시키고 8월 결산심사 때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막판 쟁점은 콘텐츠 동등제공이 되고 있다.

콘텐츠 동등제공(동등접근)이란 부가통신사업자가 구글·애플 등 특정 앱마켓에 콘텐츠를 등록할 때 원스토어·갤럭시스토어 등 다른 앱마켓에도 앱을 제공하게 하는 개념이다.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원래 일정규모 이상 되는 큰 기업에 한해 의무화하려 했지만, 게임 업계에서 개발자 부족과 영업의 자유 제한을 이유로 반발하면서 ‘과기정통부장관이 권고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지난 15일 안건조정위에서 ’권고할 수 있다’는 건 너무 약하니 ‘권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제기했고, 한 의원도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권고 뿐 아니라 보고까지 하도록 하는 안’을 언급하면서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권고란 지키지 않아도 법적 의무는 없는 개념이나, 권고대신 ‘대기업에 한해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권고를 의무화하고 보고까지 받으면 규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부딛힌다.

우리 국민들이 자주 쓰는 공공앱들이 토종 앱스토어 원스토어에 올라갈 전망이다. 원스토어㈜(대표 이재환)가 지난 6월 행정안전부(장관 전해철)와 ‘공공앱 이용 편의성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 영화산업 키웠던 스크린쿼터제 같은 것 필요하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18일 “동등제공 없이 인앱결제강제 금지만 통과되면 구글의 독점력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은 한국영화 스크린쿼터나 유료방송 진입초기 PP들에게 콘텐츠 제공의무를 줘서 육성을 지원했던 IPTV법에서도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 앱마켓(앱백화점) 시장 점유율은 2021년 6월 기준 구글 73%, 원스토어 15.4%, 애플 11.6%순이다.

그는 “구글 결제를 게임 내 적용한 경험이 있는 SW 엔지니어라면 1명의 엔지니어가 2일 정도 내에 원스토어 용 앱을 개발하는 게 가능하다”며 “대형 개발사라면 부담이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국회, 당장은 ‘권고’ 조항만…의무화는 부정적

모든게 앱으로 유통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에, 원스토어나 갤럭시스토어 같은 한국 앱마켓을 키워야 한다는 점은 국회도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현안으로 급부상한 구글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자칫 ‘동등제공’ 논란으로 외국기업 역차별 논란이나 국내 기업 특혜 논란에 휩싸이는 것도 염려한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은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통과시키는 게 급선무”라면서 “동등제공 이슈는 산업 육성 차원에서 권고 정도로 일단 조문화하고 이후 앱 생태계를 지켜보면서 입법여부를 논의하는게 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