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이해진 손잡은 佛벤처캐피탈서 투자유치…기업가치 8800억

AI반도체 작은 거인 리벨리온, 1650억 시리즈B 성공
국내 AI 팹리스 업계중 최대..KT클라우드, 신한벤처투자 합류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 벤처캐피탈 투자..오렌지· KDDI 협업추진
연말 삼성과 만드는 생성AI겨냥 '리벨' 프로토타입 나와
  • 등록 2024-01-30 오전 10:51:47

    수정 2024-01-30 오후 6:22:2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국의 AI반도체 기업이 싱가포르·프랑스·일본의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아 글로벌시장에 진출한다. 주인공은 바로 직원 100여 명이 일하는 AI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다.

이 회사는 투자 혹한기를 뚫고 16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대한민국 대표 AI반도체 기업으로서 행보를 가속화한다.

왼쪽부터 신성규 리벨리온 CFO와 박성현 CEO다. 신성규 CFO는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삼일회계법인 (Senior Manager) 및 PwC US 파견근무를 하다가 선배인 오진욱 CTO의 소개로 리벨리온 설립 1년 뒤인 2021년 9월 합류했다. 박성현 CEO는 카이스트, MIT 석/박사 후, 인텔랩스/스페이스엑스/모건스탠리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2020년 9월 리벨리온을 창업했다. 사진=이데일리 DB


싱가포르·프랑스·일본 투자…오렌지·KDDI 협업 발판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Rebellions Inc., 대표 박성현)이 약 16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30일 밝혔다.

창업 3년 반 만이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총 2800억원으로,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의 2배를 넘는다.

덕분에 리벨리온의 투자 후 기업가치(포스트머니 밸류·Post-Money Valuation)는 8800억 원이 됐다.

이번 투자에는 KT그룹 330억원(KT클라우드 100억원, KT 200억원, KT인베스트먼트 30억원)을 포함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가한 신한벤처투자 등 국내 투자사들, 그리고 시리즈A에 투자했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파빌리온 캐피탈(Pavilion Capital) 등 다수의 해외 투자자가 참여했다.

국내 투자사로는 2022년 300억원을 투자하고 시리즈B에도 참여한 △KT그룹 △KDB산업은행 △노앤파트너스 △KB증권 △K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서울대기술지주 △오아시스PE △경남벤처투자 △SDB인베스트먼트 등이 시리즈B 투자에 함께했다.

리벨리온의 시리즈B 투자를 총괄한 신성규 이사가 지난해 홍콩 JP모건 아시아 TMT 컨퍼런스에 참여해 투자 유치를 위한 IR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리벨리온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하지만 더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투자 유치다.

먼저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파빌리온 캐피탈로부터 후속 투자를 받았다. 파빌리온은 반도체 플랫폼 기업 세미파이브 등 한국 스타트업 5개 정도에 투자했는데, 후속 투자까지 한 것은 리벨리온이 유일하다.

여기에 프랑스 디지털 경제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플뢰르 펠르랭 대표가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Korelya Capital)’, 일본계 벤처캐피탈인 ‘DG 다이와 벤처스(DGDV)’도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코렐리아 캐피탈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인연이 깊다. 이해진 GIO는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털 대표와 펀드를 조성해 유럽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서울 태생인 펠르랭 대표는 프랑스로 입양된 뒤 현지에서 성공한 엘리트이자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코렐리아는 투자 유치와 함께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와의 미팅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계 벤처캐피탈인 DGDV는 일본 통신사 KDDI가 메인 LP(리미티드 파트너, VC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신성규 리벨리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DGDV와의 접점을 통해 KDDI 분들을 많이 만나 뵈었다”면서 “코렐리아 유치와 함께 오렌지와의 미팅도 잡혔다. 유럽의 데이터센터 시장이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다”고 전했다.

리벨리온은 3년 전 창업해 KT의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에서 추론용 신경망처리장치(NPU)인 ‘아톰’을 테스트 중이다. 그런데 이번 투자 유치로 유럽의 오렌지, 일본의 KDDI에도 제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유럽과 일본 시장 진출의 길이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최대 IT 시장인 미국은 어떨까. 리벨리온은 IBM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리벨리온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오진욱 박사인데, 서울대·카이스트 졸업 이후 IBM TJ Watson의 AI lab에서 Lead Architecture를 역임한 바 있다. 앞으로 엔터프라이즈와 금융 쪽에서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리벨리온 로고. 로고 마지막에 있는 ‘-’의 의미는 기술과 혁신에 대한 지향점을 나타낸다고 한다.


하반기 삼성과 협업한 ‘리벨’ 프로토타입 나온다

리벨리온의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가 관심인 것은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외에도, 소위 기업가치 1조원으로 상장한 파두(440110) 사태이후 토종 AI반도체 팹리스(설계)기업에 대규모 국내외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리벨리온은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긴장했지만, 파빌리온은 파두 상황을 지켜본 뒤 오히려 빠르게 투자 결정을 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유치 성공을 바탕으로 리벨리온은 채용 시장에서도 기세를 이어간다. 현재 100여명의 직원이 있는데 전직군에 걸쳐 공격적인 인재 채용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2주 뒤에 국제 고체회로 학회(ISSCC)행사가 있는데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세일즈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ISSCC는 반도체 집적회로 관련 학회 중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권위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학회다. 반도체 집적회로 설계 기술의 올림픽이라고도 부른다.

사진=리벨리온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리벨리온은 투자금을 이용해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겨냥해 삼성전자와 공동개발 중인 차세대 AI반도체 ‘리벨(REBEL)’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 데이터센터향 AI반도체 ‘아톰(ATOM)’의 양산이 시작돼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아톰이 현 세대 최고의 AI반도체라면 리벨은 LLM에 최적화된 차세대AI반도체”라면서 “삼성과 제대로 해보자고 했다. 리벨의 프로토타입은 연말 쯤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LLM을 정확하게 겨냥한 AI반도체는 엔비디아의 H100 GPU 정도다. 엔비디아는 생성 인공지능(AI)을 위한 추론 플랫폼의 핵심으로 꼽히는 ‘호퍼’ 아키텍처 기반 H100 GPU 제품군을 확장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최신 A100 GPU보다 12배나 빠른 것으로 전해진다.

원팀을 자랑하는 리벨리온 직원들 사진. 사진=이데일리DB


한편 AI반도체의 작은 거인 리벨리온은 인력도 글로벌 경력이 화려하다. △카이스트·MIT를 나와 인텔랩스·스페이스엑스·모건스탠리에서 경력을 쌓은 박성현 CEO △서울대·카이스트 졸업 이후 IBM TJ Watson의 AI lab에서 Lead Architecture를 역임한 오진욱 CTO △카이스트를 나와 루닛에서 초기 단계 및 Pre-IPO에 이르기까지의 기술총괄 역임한 김효은 CPO △고려대를 나와 삼일회계법인 및 PwC US 파견 근무를 한 신성규 CFO △하버드에서 박사를 하고 베인앤컴퍼니를 거친 정윤석 Strategy Lead 등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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