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선 `유전개발펀드`, 투자 매력있나

선박펀드이상 稅혜택 및 일부 원금보전 `불확실`
유전확보 `한계`..탐사·개발단계 고위험도 `문제`
위험선호 투자자엔 새 기회..사모방식 더 선호될듯
  • 등록 2006-02-23 오후 2:49:38

    수정 2006-02-23 오후 2:49:38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부동산, 선박, 사회간접자본 등에 투자하는 실물자산펀드에 이어 원유를 비롯한 해외자원 개발에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유전개발펀드가 곧 등장할 예정이다.

정부가 다양한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일부 원금손실도 보전해줄 예정이어서 현재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유전이나 시추중인 자원개발기업에 투자하는 유전개발펀드는 안정적인 장기 투자처로 관심을 끌 전망이다.

다만 아직 인센티브 방안이 불확실한데다 유전 확보에 한계가 있고 탐사나 개발단계에서의 높은 위험 탓에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높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고액 자산가나 여유자금이 부족한 일반인들에게 어느정도 매력으로 비칠지 자신할 수 없어 보인다.

◇세제혜택·원금보전 `매력`..위험선호 투자자에 기회

오는 7월 첫 선을 보이는 유전개발펀드는 원자재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 시류에다 상품 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마련하고 있는 각종 인센티브로 충분히 눈길을 끌 수 있는 상품이다.

산업자원부가 마련한 유전개발펀드 도입 확정안에 따르면 유전개발펀드는 초기에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석유와 가스생산 광구 등에 주로 투자한 후 여건을 감안해 유연탄과 철광 등 일반광물로 투자대상을 확대하게 된다.

특히 7월에 판매되는 1호 펀드의 경우 현재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베트남 15-1광구에 투자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어 투자 위험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산자부 이원걸 제2차관은 "1호펀드가 사실상 유전개발펀드의 미래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만큼 괜찮은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운용할 것"이라며 "1호펀드로 가장 가능성 있는 베트남 15-1광구는 이미 생산이 이뤄지고 있어 투자위험도 적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광구 중심으로 투자하거나 특정 석유개발기업 중심으로 투자하거나 탐사, 개발, 생산 등 사업단계별로 투자위험이 다른 자산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혼합형 구성펀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해 투자유형도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초기 펀드 활성화를 위해 기존 선박펀드나 인프라펀드 등 실물자산펀드 수준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게 주무부처인 산자부의 방침인 만큼 매력이 배가될 전망이다.

현재 선박펀드는 2008년까지 3억원 한도에서 배당소득을 비과세하고 있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15.4%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있다. 인프라펀드는 3억원 한도로 배당소득에 5% 저율과세를 매기고 초과분에는 15.4% 분리과세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선박펀드 이상의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이럴 경우 투자자는 적어도 3억원까지는 배당소득을 물지 않고 3억원이 넘더라도 초과분에 대해 15.4%만 세금을 내면 된다.

선박펀드 등 여타 실물자산펀드의 상품과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유전개발펀드도 가족 여러 명의로 투자가 가능해진다면 세테크를 중시하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안정성 강화를 위한 기금형태로 운용하는 자금을 통해 펀드투자자를 지원하는 투자위험보증제도를 도입키로 하고 사업성 판단과 기술심사 능력을 보유한 석유공사를 통해 운용토록 할 방침이다.

이 기금을 활용, 투자자들의 투자위험을 줄여주기 위해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일정수준의 보전을 보장하고 기대수익률을 초과 달성하면 반대로 초과분을 회수하는 방식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품 디자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 검토되고 있는 세제혜택에다 원금보전이 50% 이상 이뤄진다면 수익률이 6% 수준에 이르러 선박펀드와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산자부는 초기 상품판매 현황이나 여건 등을 감안, 석유 생산단계 외에 탐사나 개발단계에 투자하는 펀드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어서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신 투자처로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인센티브 `불확실`..투자대상제약·고위험은 부담

이같은 매력에도 불구하고 유전개발펀드가 지난 2004년부터 출시된 선박펀드나 부동산펀드, 인프라펀드 등과 같은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우선, 상품은 당장 7월쯤에 나올 예정이지만, 산자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제혜택이나 원금손실보전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현실화되더라도 그 수준이 어느정도 일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산자부는 "세제혜택에 대해 현재 재경부와 실무차원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재경부에서는 "선박펀드 이상의 세제혜택은 어렵고 선박펀드에 준하는 혜택도 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상품이지만, 가뜩이나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래저래 비과세 혜택을 주기는 쉽지 않은데다 유전개발펀드의 높은 위험도를 감안할 때 세제상 인센티브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또 하나, 원금손실 보전의 경우 원유개발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활용해 기금을 만들겠다는 방침인데, 1호 펀드에 대해 원금보전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산자부 이원걸 차관은 "이같은 안정기금을 통해 원금손실 보전을 1호 펀드부터 일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불확실하며 기금규모 등도 정해지지 않아 향후 나올 펀드의 손실보전 규모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생산단계의 유전의 성공확률은 90%를 넘지만, 초기 탐사단계에서는 높아야 10% 정도 성공할 수 있고 개발단계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50% 안팎에 불과해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고액자산가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고액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유전개발펀드에 무기명 투자를 허용하고 상속세나 증여세를 우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경부는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투자대상이 되는 유전이나 가스전 등에 대한 정확한 투자가치 분석이나 위험도 분석이 어려운 만큼 석유공사나 SK 등 자원개발 기업의 사모펀드 외에 공모방식으로는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탐사, 기술, 가격, 운영 등 각종 리스크를 분석하고 사업을 평가하는 공신력과 전문성을 갖춘 독립적인 평가기관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투자대상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제약요인도 펀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풍부한 자금이 있더라도 경제성있는 유전을 해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고유가와 함께 자원전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경제성 있는 유전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못지않게 어려워 펀드를 만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산유국들이 갈수록 까다로운 거래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해외에서 발견한 생산광구라 하더라도 거래 차익에 대한 세금 부담과 같이 예상치 못했던 수익률 하락요인도 있을 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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