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김 대통령·기업회장 간담회 발언록

  • 등록 2002-06-19 오후 5:31:35

    수정 2002-06-19 오후 5:31:35

[edaily 안근모기자] 김대중 대통령은 19일 낮 청와대에서 기업인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다음과 같이 대화했다고 박선숙 대변인이 발표했다.

▲ 전윤철 부총리: 바쁘신 중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한국팀이 월드컵 8강 신화를 이룩했고, 붉은 악마의 함성과 우리 선수들의 투혼이 대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오늘은 월드컵을 계기로 해서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국운융성의 계기를 살리는 고견을 듣기 위한 자리이다.

▲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건배사) : 우리 축구가 8강에 진출하여 국민모두가 자축할 수 있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8강의 성취는 태극전사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이룬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와 쾌거는 처음이 아니다. 5년전 IMF 경제위기를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과 정부, 국민이 합심해 극복함으로써 오늘의 탄탄한 경제로 다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축구팀의 선전과 우리 경제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건배를 제의한다.

▲ 대통령 : 오늘과 같이 기쁜 날에 여러분을 만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다망하신 중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온 국민이 월드컵의 성공적 진행과 우리 선수들의 훌륭한 성과에 열광하고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앞으로 이러한 것을 경제분야에서 어떻게 거둬들이느냐 하는 것이 과제이다. 이는 마치 국민들이 용을 그리고 있는데 거기에 눈을 그려 넣는 것(화룡점정)과 마찬가지다. 경제계 지도자 여러분들의 공헌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 관해 논의하고, 그 이후의 대책을 의논하고 그 외에 우리 경제의 운영에 대해 혹은 정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시기 바란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 몇 달 전 편찮으셨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오늘 건강한 모습을 뵈어서 다행스럽고 축하드린다. 4년전 IMF 위기라는 큰 부담 속에서 정부를 맡으신 이후 저희를 비롯해 걱정이 많았다. 그것을 무난히 잠재우시고 큰 업적을 이루어 다행히 걱정들을 가라앉히신 데 대해 축하드린다. 당시에는 IMF 위기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IMF 위기극복이 정부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자율도 낮아지고 수출도 잘 되고 끝마무리가 잘 되어가고 있다.

월드컵 16강을 넘어 8강까지 오고, 또 4강까지를 바라보는 데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우수성도 증명되고 있고, 하면 된다는 것도 증명되고 있다.

이전에는 축구장에 투자를 많이 해서 걱정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 민족이 이만큼 크게 단결된 값으로 치자면 축구장 만드는 값의 10배는 넘고 오히려 남았다고 생각한다. 역사이래 이 민족이 이렇게 단결했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가들에게 물어야 할 일이겠지만 아마도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불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급변하는 세상에 경제적으로 중국이 우리를 쫓아오고 앞에는 일본이 막고 있다. 우리가 일본을 앞서가고 중국을 뿌리쳐야 할 텐데 중간에 끼어있는 상황에서 할 일이 참으로 많은 상황이다. 그 와중에 단결력을 확인하고 하면 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요즘 하는 대로 나가면 2, 3년 혹은 4, 5년은 잘 되리라고 생각되지만 5년이나 10년 이후에는 우리나라가 어디로 갈까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참으로 어둡고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다. 동북아시대가 눈에 보이는 이때 일본은 지금 고생하지만 한국을 의식하면서 연구, 개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대만이나 싱가포르도 미국시장에 의지하다가 지금은 중국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같은 화교권으로서 통하는 것이 있어 대만의 자금과 기술이 중국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이 한국을 쫓아오는 느낌을 피부로 느낀다. 그러한 일들이 불안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때마침 대통령과 정부에 경제특구를 연구하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반가운 생각이 들어 조금 안심하고 있지만 기술, 정보, 교육을 자유화해서 외국과 동등하게 경쟁시키고 싱가포르, 홍콩, 중국, 아일랜드, 핀란드의 모든 좋은 점을 다 도입해 김포지구에 몇 천만평 지정해 경쟁을 자유롭게 하도록 해서 똑같은 조건으로 한다면 우리가 이번 월드컵에서 실력을 발휘했듯 같은 조건에서라면 우리는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점에서 희망을 갖고 반갑게 생각했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 : 16강을 염원했는데 8강까지 진출한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쁨이며 대통령의 복이고 국민의 복이 아닌가 생각한다. 월드컵 개최로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지고 있다. 그에 부응해서 LG의 브랜드이미지를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성공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9.11 테러사건 이후 세계 항공업계들이 위기를 겪고 있을 때 정부의 배려 속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 대한항공은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월드컵에도 6만 5천명을 수송하고 월드컵의 홍보를 위해 비행기 동체에 축구장면을 그리고 영상물을 방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 왔으며 스카이팀과 연계하여 한국과 월드컵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는데 노력해 왔다. 마무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아시안게임 등 국가적 행사에도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또 스카이팀을 통해 한국이 동북아의 물류중심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 가지 건의드릴 일은 글로벌 산업체로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배려를 요청드린다. 아울러 노사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부회장 : 월드컵의 승리는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해왔다.

포스트 월드컵과 관련,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많은 관광객을 한국에 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나 서귀포 경기장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이를 관광 상품화하는 것도 방안이다. 건의드릴 것은 관광산업을 미래의 전략산업으로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관광산업의 국내산업에서의 비중은 6% 대이나 세계적인 수준의 절반 정도이다. 앞으로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산업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정학적으로도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이 있어 좋은 조건이다. 한중일 프로축구의 통합리그 추진도 하나의 아이디어로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계획들이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제적 안목에서 "차이나타운"의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천만명 규모의 도시에 차이나타운이 없는 경우는 한국 외에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월드컵은 소비증가나 대외적인 광고효과 등 경제적 효과는 차치하고라도 국민적 단결이나 자신감의 대외적 과시 등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본다. 세계적 규모의 축구장과 국민들의 자발적인 응원은 세계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세간에서 히딩크론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 핵심은 소신을 갖고 비난에 굴하지 않고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개혁의지도 시간이 흐르면 더욱 평가될 것으로 생각한다.

제가 맡고 있는 한미교류협회 차원에서도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는 미 상하원 공동 결의를 이끌어낸 것을 비롯하여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이건희 회장도 계시지만 악몽같았던 IMF 위기를 거치는 동안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 느꼈을 것이다. 아울러 국가의 브랜드 가치가 또 얼마나 중요한지도 실감하고 있다. 민간의 전문가 등을 활용하고 외신기자 등 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과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국가의 지도층 인사들로 하여금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메신저 역할을 담당토록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가와 민간기업이 협력해서 할 일이다. 민관의 협력을 통해 월드컵 이후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성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나 프랑스가 월드컵을 개최한 이후 외자유치가 크게 확대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외자유치가 크게 증가될 것을 기대한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하나다" 라는 국민 통합의 열정과 저력을 느꼈다. 국민의 잠재력을 실질적인 국가발전의 힘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국민과 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국민은 신들리면 못하는 일이 없다. 온 국민이 신들린 듯 월드컵을 지원하고 있고 그런 기운이 8강 진출을 가능하게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하면 된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만큼 기업가들은 기업가대로 해외에서 해외투자 유치활동을 활발히 하고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을 지원해 줌으로써 하나가 되어 진출한다면 미국이나 프랑스가 거둔 성과 이상으로 외자유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건의드릴 말씀은 지금까지도 많은 규제를 개혁해 왔지만 좀 더 획기적으로 규제개혁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께서 정말 열심히 해주셨고 국민이나 기업인들도 그러한 대통령의 열성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되고 국민과 하나가 되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면 앞으로 더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어제 우리 팀의 승리를 축하하는 전화를 받았다. 그만큼 월드컵 경기의 승리는 국제적인 관심사이며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 이준용 대림산업회장 : 월드컵 기간중 주요국 인사들이 많이 방문했다. 그러한 것이 한국에게 우호적인 기업환경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건설문제와 관련해서 지난 70, 80년대와 달리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건설회사들도 자신들이 잘 아는 시장과 잘 아는 분야에 수주노력을 집중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현재현 동양메이저그룹 회장: IMF 위기 이후 한국이 구조조정을 통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국제사회에 알려져 있다. 국제회의에 가면 특히 일본과 비교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금융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돌이켜 보면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 계기로서 국제기준에 맞는 개혁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국제기준의 개혁을 하다 보면 국민의 일부는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월드컵이 우리의 성숙한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도 되었지만 우리 내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에게 우리가 국제사회의 일원이며, 국제적인 기준에서 노력하면 우리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것이 큰 성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을 동북아의 중심국가로 발전시켜 가는 데 좋은 기반이 조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 많은 해외투자 유치와 외국자본가의 활동에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월드컵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노력하면 동북아의 허브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북아의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외자유치를 위한 세제개혁 등 제도적 기반 마련, 노사화합 등의 문제 등도 해결되어야 하지만 영어의 공용화, 주택문제, 교육문제 등 전 국가적인 개혁이 진행되어야 하고 사회문화적인 큰 변화가 필요하다.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가 거둔 국제무대에서의 자신감을 잘 활용한다면 동북아의 허브라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는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부족하고 또 상하이도 새로운 경쟁상대로 등장하고 있어 쉽지 않은 여건이다. 그러나 선진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국민에게 홍보하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하면 한국은 실제로 동북아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유상부 포스코 회장 : 월드컵을 계기로 철강업계 관련 인사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우호적인 협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었다. 철강업계는 지금 가히 전쟁을 치른다고 할 만한 상황을 거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국내경기가 크게 회복되고 수출 가격도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국제적으로 통상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충돌 예방조치가 긴요한 시점이므로 정부부처와 협조해서 각별히 노력중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드린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인데 젊은 축구선수들의 군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에 젊은 선수들의 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 손길승 SK그룹 회장 : 월드컵과 같은 국가적인 행사를 앞두고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고민을 했다. 우선 국민들을 응원에 참여시키고 열기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 "붉은 악마"와 계약을 했는데 젊은이들은 아이디어도 많고 열정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면 좋은 방향으로 기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국민들의 응원열기를 제고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한국이 가진 경쟁력으로서의 IT분야를 대외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IT 강국임을 보여주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삼성 등의 기업과 협력하고 정부와 협조하여 진행했다. 아울러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사업, 전화기를 통해 통역이 가능하도록 하는 그런 서비스를 진행했다.

앞으로 월드컵의 성과를 활용하는 방안은 국내적인 측면과 국제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국내적으로는 응원전에서의 단결과 열정, 질서를 사회통합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외적으로는 IMF 위기 당시 투자유치설명회가 큰 효과를 보았듯이 민관 합동으로 한국을 알리는 투자유치설명회를 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동북아의 중심국가가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먼저 스포츠, 문화교류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중일 프로축구의 교류나 리그전 같은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 전윤철 부총리 : 지금까지 좋은 말씀 들었다. 요컨대 앞으로 한반도가 가진 경쟁력을 어떻게 월드컵을 계기로 특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선 한국을 동북아의 중심국가, 허브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좀더 세부적인 계획을 작성중이다. 아울러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정부에서도 체계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차이나타운 문제는 정부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인천지역에서 추진중이다.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는 과거 정부주도 경제에서 만들어진 규제의 50% 이상을 개혁했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질서에 대한 최소한의 감독과 규제는 구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자본 유치와 관련해서 월드컵을 계기로 대외신뢰도도 높아지고 한국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기업과 함께 해외투자를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 신국환 산자부장관 : 포스트 월드컵 프로그램은 이미 입안중이다. 중남미, EU, 아프리카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수출은 이제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고품질, 고가상품, 고수입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며 외자유치와 관련해서는 이번에 정부 차원에서도 다국적 기업의 CEO들을 특별히 초청했는데 기업 차원에서도 아시아지역의 다국적 기업본부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대통령 : 오늘 여러분 모두 좋은 말씀해 주셨다. 다양한 의견들이 많은 참고가 되었다. 앞으로 정책운영에 여러분의 의견을 잘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운상승의 시대를 맞고 있다. 20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우리처럼 자원과 영토가 작은 나라는 경쟁력이 없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우리가 가진 문화적 자산과 저력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IMF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우리 국민들은 금 모으기에 나서고 기업인, 근로자 모두 자기 역할을 해 냄으로써 IMF 위기를 극복했다. 지금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경제를 회복시키고 발전시켰다.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문을 닫았고 기업도 문을 닫고 주인이 바뀌는 변화가 있었다. 남은 기업들도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구조조정의 성과를 거두었다. 세계적으로 이렇게까지 해 낸 나라는 별로 많지 않다.

우리는 이제 세계 속에서 민주인권국가로, 경제우등생으로 인정받고 있다. 값싼 물건밖에 못 만드는 나라라는 이미지는 이제 더 이상 한국을 상징하지 않는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는 힘이 솟구쳐 나오는 것을 보았다. 16강만 들어도 좋다고 생각했던 우리가 지금 8강에 들었고 4강을 넘보고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는 지금 각 분야에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

우리의 응원도 역사이래 이렇게 한 마음, 한 뜻이 되었던 적이 없었다.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의 응원은 힘을 절제할 줄 안다. 4백만이 넘는 국민들이 거리에 나왔는데 사고도 없이 응원을 펼쳤고 끝나고 난 뒤에는 쓰레기도 치웠다. 이 높은 시민의식은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솟구치는 힘은 발산도 되지만 절제도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국민이지만 참으로 외경스럽고 자랑스럽다. 이를 활용하여 국운을 상승시키고 일류국가로 만들어 가는 기회로 끌어가려면 먼저 정치가 잘 해야 하고 경제계에서 잘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계에서 잘 해 주어야 국운융성도, 동북아의 중심국가도 가능하다. 경제인 여러분이 그동안 큰 어려움을 거치면서도 고칠 것은 고치면서 우리의 위상을 높이고 경제를 발전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동시에 월드컵에서 나온 힘을 잘 활용해서 한국이 세계에서 우뚝 서도록 만드는 데에 경제인 여러분들이 앞장서 주기 바란다. 정부도 노력할 것이다.

국민들의 열정과 절제를 잘 활용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경제계가 서로 협력해서 세계에 우리 경제를 설명하고 월드컵의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월드컵을 치르면서 아무리 칭찬을 받더라도 결국 장사는 물건이 좋고 값이 싸야 되는 법이다. 일류상품, 일류경쟁력을 갖고 경쟁해야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월드컵 하나를 갖고 장사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월드컵의 고양된 이미지를 잘 활용해 주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특히 그동안에 우리는 유럽 등에 잘 진출하지 못했는데 유럽이나 중남미는 축구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많은 지역이므로 축구한국을 앞세워서 더 개척할 소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방한한 CEO들을 잘 활용해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데 성과를 올리고 투자유치를 하도록 노력해 달라. 동북아 허브로 나서려면 다국적 기업도 많이 유치해야 하는데,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중국이나 일본 등 큰 경쟁상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지금은 인력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지식기반경제를 얼마나 발전시키느냐가 중요하다. 핀란드나 아일랜드가 그것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런 나라들은 모두 민주주의의 기반이 튼튼한 나라들이다. 우리의 경쟁력도 민주주의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거기에서 우리의 힘이 솟구쳐 나오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우리의 인력을 경쟁력으로 삼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철저히 하면서 국민들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