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넉 달 만에 ‘꿈틀’…숨통 트인 정유사

7월 셋째 주 배럴당 6.8달러까지 회복
여름 휴가철 극성수기 수요 증가 영향
미국 휘발유 재고 부족·유럽 가동 차질
“단기적 상승 가능성…하반기도 불확실”
  • 등록 2023-07-25 오후 1:57:36

    수정 2023-07-25 오후 1:57:36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정유사 수익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한편 여름 휴가철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급이 제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내내 손익분기점 턱걸이의 정제마진으로 실적 부진 우려가 컸던 정유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6.8달러를 기록 중이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통상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달러로 본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수익이 악화한다는 뜻이다.

올해 4~7월 정제마진 추이 그래프.(자료=정유업계)
정제마진이 6달러대 이상으로 오른 건 올해 3월 넷째 주(7.7달러) 이후 약 넉 달 만이다. 4월 첫째 주 5.3달러로 하락한 정제마진은 그달 넷째 주 2.4달러까지 하락해 바닥을 찍고 조금씩 반등했으나, 4~5달러대에서 계속 머물러 있었다. 4월에는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팔아도 사실상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정제마진이 최근 들어 상승한 것은 유럽을 덮친 폭염으로 일부 정제설비 가동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리비아의 원유 수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주요 수출 대상인 유럽 정유사의 가동률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 수에즈운하와 라인강 수위 하락에 따른 석유 정제품 이동 제한으로 디젤 재고가 대폭 감소한 점도 반등 요인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사상 최저치이고 드라이빙 시즌 성수기를 맞아 휘발유 수요가 늘고 있어 계절적인 특성에 따라 정제마진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다만, 여름 휴가철이 끝난 8월 중하순이 되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금리 인상 등 정제마진 변동성이 크다고 본다.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단기적인 상승으로 하반기까지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상승이 계속되기 위해선 수요도 함께 증가해야 한다”며 “리비아의 석유 수출 차질은 단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미뤄 봤을 때 석유제품 공급도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올해 경기 부진 여파로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EA는 최근 발표한 7월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220만 배럴 증가해 하루 1억21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지난달 예측치보다 약 22만 배럴 감소한 규모다. IEA가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올해 처음이다. IEA는 “세계 석유 수요가 험난한 경제 환경에 압박받고 있다”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지난 12개월 급격한 긴축 통화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사진=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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