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 뚫린 환율은 연일 폭등하고 있고, 투매양상을 빚고 있는 주식시장은 바닥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라는 강력한 `카운터 블로(counter blow)`를 잇달아 얻어맞은 금융시장은 불안과 공포를 넘어 패닉상태에 빠졌다.
환율은 4일 연속 30원 이상 폭등하면서 1400원에 바짝 다가섰다. 경상수지 적자와 외국인의 주식매도로 달러화가 부족한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외화유동성 우려마저 겹치면서 외환시장은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주식시장 역시 금융위기의 확산에 이은 실물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1400선을 내준지 이틀만에 1300선마저 붕괴됐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내년 성장률이 2~3%대에 그치며,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환시장은 10년전으로, 주식시장은 2년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린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자금조달 소식으로 금융위기 공포감이 재차 증폭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한데 이어 엔화강세로 일본증시마저 10% 가까이 폭락하면서 주식시장은 하염없이 아래로 미끄러졌다.
외국인은 물론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손절매를 자제하겠다던 기관마저 대거 매물을 쏟아내면서 급락장을 주도했다. 하이닉스와 두산중공업 등 대형주들도 줄줄이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각국의 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증시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니케이지수가 9.38%나 폭락한 것을 비롯해 대만의 가권지수도 5%이상 급락했다. 중국 상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3%이상 하락했다.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들이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투신권의 환헤지 관련 매수물량마저 대거 쏟아지면서 달러 품귀현상을 부추겼다.
이날 엔-원 환율도 100엔당 104.99원 오른 1395.28원을 기록하며 10년9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2.96엔 하락, 99.22엔에 거래됐다.
채권금리는 하루만에 소폭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경계심 또한 만만치 않아 변동성이 컸다.
채권 장외시장에서 국고3년 8-3호는 전일보다 1bp 상승한 5.62%에 호가됐다. 국고5년 8-4호도 1bp 높은 5.63%에 호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