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불복 시사‥최악의 진흙탕 예고

판세 갈수록 불리해지자 "승복, 그때 가서 보겠다" 폭탄 발언
힐러리 편드는 "썩어빠진 언론" 비난..지지층 결집 시도인듯
원색 비난 오갔지만, 이번에도 토론 승리는 클린턴
  • 등록 2016-10-20 오후 2:04:21

    수정 2016-10-20 오후 2:04:21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이다. 미국 대선이 최악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대선 결과를 승복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때 가서 보겠다”고 답했다. “(끝까지) 애를 태우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선거를 통해 승부를 가르는 민주주의의 룰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파장이 만만치 않다. 미국 CNN방송은 “트럼프가 재앙과도 같은 답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깎아내리고 있다”면서 “소름이 돋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선후보”라고도 말했다.

판세 불리해지자 대선 불복 시사..지지층 막판 결집 시도

트럼프가 대선 불복은 언급한 건 전략적인 계산이라는 분석도 있다. 판세가 클린턴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지난 7일 폭로된 이후 트럼프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에게 10%포인트 안팎까지 밀린다. 특히 경합지역에서 클린턴 쪽의 우세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미국 공화당 전략가인 스티브 슈미트는 이날 오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40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승리하려면 538명의 전체 선거인단 중에서 과반인 270명의 표가 필요하다. 클린턴이 트럼프를 상대로 압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트럼프는 선거조작설을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선거는 사기꾼 힐러리를 미는 부정직하고 왜곡된 언론에 의해 완전히 조작됐다. 많은 투표소에서도 그렇다(조작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17일에도 트위터에서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투표 사기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공화당 지도부는 왜 지금 일어나는 일(선거조작)들을 믿지 않나? 순진하기 그지 없다”고 비판했다.

대선 불복 가능성을 말하면서 트럼프는 “썩어빠진 언론”을 탓했다. 미국 100대 신문 중에서 클린턴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한 언론은 43곳이지만, 트럼프를 지지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모든 언론이 노골적으로 클린턴에게 우호적이라고 불만을 제기한다. 트럼프는 또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이 “불법”이기 때문에 클린턴이 애초 대선후보가 될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는 주장도 폈다.

결국 트럼프는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왜곡된 결과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금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대선 결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클린턴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자신의 지지세력의 결집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원색 비난 오갔지만..승자는 또 클린턴

이날 토론은 원색적인 비난이 오갔다. 트럼프는 클린턴을 향해 “형편없는 여자”라고 비하했고, 클린턴은 러시아가 민주당을 해킹한 사례를 언급하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로에 대한 예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악수는 없었고, 말리는 진행자와 클린턴, 트럼프의 목소리가 모두 섞이는 장면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3차 TV 토론의 승자 역시 클린턴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국 CNN방송이 토론 직후 ORC와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클린턴을 승자로 꼽았다. 트럼프가 더 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39%에 그쳤다.

트럼프를 겨냥한 클린턴 후보의 공격이 정당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63%가 그렇다고 답했고, 반대로 클린턴을 겨냥한 트럼프의 공격이 옳았다고 답한 비율은 그보다 조금 낮은 55%였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20일 후인 다음달 8일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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