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해도 아직 달에 갈 수 없는 이유

25일 종합연소시험 성공하며 발사체 자립국 기틀
3단으로 구성돼 저궤도에 위성 보낼 수 있어
달궤도선 미국 도움···2030년께 착륙선 자력 발사 목표
  • 등록 2021-03-26 오후 3:41:39

    수정 2021-03-26 오후 3:41:39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이 세계 7번째 우주발사체 자립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희망을 쐈다.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부에 대한 3차 종합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사실상 누리호 개발을 마쳤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가운데 같은 날 우주 발사체 기술력을 입증하며 국산 로켓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연구자들을 격려하며 내년에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한 달 착륙선 발사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누리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져도 아직 우리힘으로 달에 발사체를 보내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한국은 달 궤도를 도는 달궤도선과 달에 착륙하는 달착륙선 발사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발사할 달궤도선은 미국 스페이스X의 발사체를 이용한다. 앞으로 누리호를 개량하거나 새로운 발사체를 개발해야 우리힘으로 발사체를 달로 보낼 수 있다.

25일 누리호 1단 인증모델에 대한 종합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액체엔진 기반으로 구성

누리호는 액체엔진 기반의 3단 로켓이다. 지난 2010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는 10월에는 1.5톤급 더미위성을 실어 보내고, 내년 5월 발사에서는 0.2톤급의 성능검증위성과 더미위성 약 1.3톤을 실어 저궤도에 보낼 예정이다.

달 탐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년에 발사할 예정인 달궤도선의 탑재중량은 670kg 수준이다. 현재 기술로 달에 발사체를 보낸다면 70kg 정도만 실어 보낼 수 있다. 오는 2030년께 이뤄질 달착륙선에 로버(차량용 탐사로봇), 추가 연료가 탑재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800kg 이상은 돼야 한다. 아직은 기술적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2030년 자력 달착륙선 발사는 가능할 듯

그렇다면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협정 타결에 따른 고체연료를 추진제로 활용해 성능을 높일 수는 없을까. 앞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로켓 개발이 민간을 중심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누리호 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의 분석에 의하면 누리호에 부스터를 장착하면 잔해물이 해상 지역이 아닌 위험지역에 떨어질 수 있다. 3단형 발사체를 2단형 발사체로 변경하는 등 완전히 다른 설계를 적용해야 한다. 누리호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2단형 로켓을 새로 설계해 만들고, 이를 검증해야 하는 셈이다.

때문에 항우연은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구조 경량화 기술, 다중탑재, 다중분리기술 개발 등을 적용해 830kg 정도를 탑재해 달에 보낼 수 있는 누리호 개발을 누리호 후속 사업 주요 내용으로 넣었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으로 예타가 통과하면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해 우리가 만든 로켓으로 2030년까지 달에 보내고, 재점화와 추력 조절 기술도 확보할 수 있게된다. 다양한 위성도 다양한 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형발사체의 틀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도 존재한다. 고체엔진을 적용해 추력을 높여 경제성을 높이거나 효율을 향상시키는 시도는 어렵게 되는 셈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누리호 발사는 우리 힘으로 우리 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보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며 “후속사업도 현실화되면 2030년까지 우리 로켓으로 달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다만 한국형발사체는 액체엔진 기반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고체엔진을 활용한 추력 향상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구조 경량화나 위성 다중궤도 투입기술 등 누리호 개량을 통한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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