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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또 기각' 공수처, 고발사주 尹 무혐의 전망 무게

영장 재청구했지만…혐의 입증할 추가 단서 '부실'
손준성만 불구속 기소 전망…尹 무혐의 처리할 듯
"사건 계속 들고 가는 것 상식적으로 어긋난 처사"
  • 등록 2021-12-03 오후 3:33:17

    수정 2021-12-03 오후 3:33:17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의 신병 확보에 또다시 실패하면서 수사가 더이상 진전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수처가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불기소 처분을 내린 뒤, 손 검사만 불구속 기소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마무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고발 사주’ 의혹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혐의를 받는 손 검사의 구속영장을 심사한 결과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 소명은 충분하지 않다”며 기각 결정했다.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 10월에도 법원이 “이사건 수사 진행 경과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한 것을 고려하면, 공수처가 지난 한 달여 동안 추가로 규명한 혐의가 없다는 셈이다.

공수처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 지난 1차 구속영장 청구서 당시 사실상 윤 후보를 지칭했던 손 검사가 공모한 ‘성명불상의 상급 검찰 간부’ 등 표현을 제외하면서 손 검사 혐의 입증에 집중했다. 또 1차 구속영장 청구서에 ‘성명불상 검찰 공무원’으로 적시했던 고발장 작성자를 손 검사 휘하 ‘성상욱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과 임홍석 검찰연구관 등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찰공무원’으로 보다 특정하면서 구속영장 발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법원은 손 검사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여전히 고발장을 작성한 주체를 특정하지 못했고, 성 검사와 임 검사 등이 가담했다는 것을 입증한 단서도 이들이 고발장에 첨부된 실명 판결문을 열람했다는 기존에 알려진 정황 위주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손 검사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을 최종 전달했다는 직접적인 단서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3달 간의 수사를 벌였음에도 손 검사의 혐의조차 입증하지 못하고 있어, 당시 검찰 ‘윗선’으로 수사망을 넓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윗선인 윤 후보를 수사하기 위해선 손 검사의 직권남용 혐의가 우선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공수처는 아직까지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한 데다 법원도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 검사 구속 문제 외에도 공수처는 수사 전반에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다. 공수처는 주요 피의자들의 강제수사를 통해 압수한 증거물을 모두 반환해야 할 위기에도 놓여 있다. 이렇게 되면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손 검사 측은 지난달 30일 “공수처가 피의자 참여권을 전혀 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법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이를 취소해 달라는 준항고를 법원에 청구했다. 아직 법원 결정 전이지만, 법원이 한 차례 공수처 압수수색을 취소했던 만큼 손 검사의 준항고도 인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앙지법은 지난달 26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김웅 의원이 공수처가 진행한 자신의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이 위법이라며 청구한 준항고를 인용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손 검사 혐의를 확신하고 있는 만큼, 일단 손 검사를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본다. 다만 직권남용 혐의를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만큼 이를 뺀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만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럴 경우 윤 후보에 대해선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공수처가 직권남용으로 손 검사를 기소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칼을 뺀 만큼 어떤 혐의든 기소는 할 것”이라며 “윤 후보에 대해선 법률상 아무런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손 검사를 기소하면서 ‘혐의 없음’ 처분할 것이다. 계속 들고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긋난 처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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