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어느덧 1500兆 시대…신용대출 '풍선효과' 심화

한국은행, 올 2분기 가계신용 통계 발표
가계부채 증가액 여전히 연 100兆 상회
신용대출 '풍선효과'…한분기 사이 10兆↑
  • 등록 2018-08-23 오후 12:04:16

    수정 2018-08-23 오후 4:22:25

자료=한국은행 제공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문재인정부의 대출 규제에 가계부채 증가율이 3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만 증가세가 주춤했음에도 그 오름 폭은 100조원을 훌쩍 넘었다. 가계부채 ‘1500조 시대’가 코 앞에 다가온 것이다. 가계부채의 ‘몸통’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조이면서 반대로 신용대출은 증가하는 ‘풍선효과’도 더 심화됐다. 가계부채의 질(質)이 더 나빠졌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내놓은 가계신용 잠정치를 보면, 올해 2분기(4~6월) 가계신용은 1493조2000억원으로 전기 말(1468조2000억원) 대비 24조9000억원 증가했다. 한 달에 8조원 꼴이다. 어느덧 1500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105조2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통계의 대표 격이다. 예금은행을 비롯해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예금,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카드사, 할부사, 증권사, 대부사업자 등 국내 모든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을 망라한 것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가계대출 증가 폭은 줄고 있다. 2분기 중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6%였다. 2015년 1분기(7.4%)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다.

가계신용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5년 3분기~지난해 2분기 2년간 분기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상회했다. 그러다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3분기 9.5%로 하락하더니,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8% 초반대까지 내려앉았고 2분기에는 7%대로 하락했다. 이는 가계대출 급등기 이전 과거 10년(2005~2014년) 평균 증가율(8.2%)를 하회하는 것이다.

2012~2014년 당시 5~6%대 증가율보다는 높지만, 정부의 전방위적인 주담대 조이기에 대출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全)금융권 통틀어 주담대 증가 폭은 줄었다. 2분기 예금은행(6조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8000억원),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기금(3조4000억원)의 증가액은 총 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조500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5조9000억원 줄었다.

그렇다고 가계부채 리스크가 완화한 건 아니라는 평가다. 주담대보다 ‘더 위험한’ 신용대출이 늘고 있어서다. 주담대를 억누르자, 금리는 높지만 절차가 간소한 신용대출로 옮겨간 것이다.

2분기 중 기타대출은 예금은행(6조8000억원)과 비은행(3조3000억원)을 더해 10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8조8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더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상가·오피스텔 등), 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을 말한다. 대부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이라고 보면 된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인터넷뱅킹이 출범하면서 신용대출 시장이 커진 영향이 있다”며 “신용대출 사용처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주택거래 입주 관련 비용 등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은행에서 자동차대출을 대규모 취급하고 있는 것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가계신용 증가세가 여전하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가계신용 증가액은 2015년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8조5000억원 늘더니, 그 이후 계속 100조원을 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015년께 대규모 분양된 주택과 관련해 잔금대출 수요가 여전히 있는 것으로 본다”며 “통상 2~3년 정도 걸리는 만큼 올해 이후 증가액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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