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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과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없던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이 급격히 확산한 이유에 대해 비대면(언택트) 쇼핑이 늘면서 일손이 부족해 방역 지침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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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은 물류센터 특성상 단시간 내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지므로 직장 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아프면 쉬기’ 같은 직장 내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내 구내식당에서는 100여 명의 근로자가 다닥다닥 붙어 앉아 식사했고, 칸막이도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구내식당과 흡연실 등은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감염에 취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 측의 안이한 초기 대응도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에 한몫을 했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확진된 것으로 추정되는 첫 지표환자(초발환자)의 경우 지난 13일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물류센터 폐쇄 조치나 전 직원 코로나 검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쿠팡은 물류센터 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튿날(25일)에도 오전에도 폐쇄를 결정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추가근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자 25일 오후에야 물류센터를 폐쇄했다. 이러한 늦장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28일 고양 물류센터는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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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한 3600여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 부천시에 공개한 물류센터 전체 직원 수는 지난 12~25일 근무한 일용직, 납품업체 직원 등을 포함해 총 3626명이다. 이 중 상시 근로자는 1203명에 그친다. 부천시와 인천시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이 있는 직원들 거주지 등을 파악해 추가 조사에 들어갔다.
문제는 확진자 중 20%가 무증상자인 탓에 2·3차 지역감염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부천 소재 약 1600명이 근무하는 콜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28일 오전에는 고양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 사무직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7일 마켓컬리 장지 상온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 B씨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 확진자로부터 옮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 23일 오후 대전시 동구 우송예술회관에서 열린 건강제품 프랜차이즈 사업 설명회에 참석했는데, 이날 쿠팡 부천 물류센터 확진자와 같은 차에 탑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켓컬리는 쿠팡 확진자 발생 이후 지역에 상관없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한 이력이 있는 아르바이트생의 근무를 전면 금지하고, 외부인의 출입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물류센터 외부에서의 교류까지는 제한하지 못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택배 상·하차 등의 업종 특성상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다”면서 “일거리가 있는 곳을 찾아 단기간 여러 업체를 옮겨 다니고 직원들 간 접촉도 많은 탓에 코로나19 확산이 빨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